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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7년 만에 '非오너 회장'

윤종성 기자I 2017.11.02 20:58:52

권오현 종기원 회장으로 승진
윤부근· 신종균은 부회장으로
미전실 핵심 정현호 사장 복귀

▲삼성전자가 27년 만에 전문경영인을 회장에 선임했다. 좌로부터 권오현 회장,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50대 부사장 7명을 사장으로 승격시키면서 경영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용퇴’를 선언한 권오현 부회장을 회장으로, 윤부근·신종균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회사에 남겨둬 ‘변화속 안정’을 추구했다는 평이 나온다. 삼성전자에서 회장직급의 전문경영인이 나온 것은 1990년 강진구 회장 이후 27년 만이다.

삼성전자(005930)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7명 전원이 50대로, 평균 연령은 ‘55.9세’다. 앞서 실시된 인사에서 사업부문장(대표이사)이 일제히 60대에서 50대로 바뀐 것과 같이 ‘세대교체’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IT 산업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젊은 피’를 수혈해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체 사장 승진자 7명 중 4명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반도체부문에서 나오면서 삼성 특유의 ‘신상필벌’ 인사 원칙을 이번에도 여실히 보여줬다.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반도체부문에서 사장에 오른 인물들이다.

노희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훈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을 맡는다. 한종희 부사장은 CE(소비자가전)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승진했고, 벡스터 부사장은 순수 외국인으로는 처음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퇴진을 선언한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선행기술 연구조직인 종합기술원의 회장을 맡는다. 사업부문장에서 물러난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각각 CR(Corporate Relations) 부회장과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들 3명을 ‘회장단’으로 임명한 것은 회사 발전에 기여한 노고를 위로하고 경영자문과 후진양성에 이바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원로 고문단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 계열사 간 공통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낸다는 취지에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관심을 모았던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 사장이 TF장으로 임명돼 CEO 보좌역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 조직이 앞으로 전자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권 부회장이 겸직하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는 이동훈 OLED사업부장(부사장)이, 삼성벤처투자 신임 대표에는 전용배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각각 승진 발령됐다. 삼성SDS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홍영표 솔루션사업부문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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