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는 이날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주요 입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상의 리포트’를 국회에 제출했다. 당초 보도자료만 배포할 예정이었으나, 박 회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만큼 국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내일에도 국회를 찾아 다시 한번 재계의 절박함을 호소할 예정이다. 국회에 제출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대자동차(005380)는 엘리엇 같은 투기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된다. 또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 SK㈜, 현대글로비스 등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새로 포함될 수 있다.
박 회장은 “경제계에서 법 개정 관련 의견을 냈고 수차례 설득도 했는데, 마이동풍처럼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 기업 관련 법안인데, 기업들 의견은 철저히 무시하는 게 맞는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재계의 우려와 호소에도 공정경제 3법 처리를 위한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기국회 처리를 위해 속도전에 나선 양상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배 구조 개선과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위한 공정경제 3법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핵심 국정추진 과제”라면서 공정경제 3법 재·개정안 처리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재계 입장을 옹호해왔던 보수정당도 이상 기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법 자체가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거부해선 안 된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데일리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전체 14명(법사위 6명, 정무위 8명)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0%를 넘은 10명의 의원들이 유보 입장을 밝혔다. 3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찬성 의견은 장제원 의원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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