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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전국에 물 폭탄…5일까지 150㎜ 더 온다(종합)

이지현 기자I 2017.07.03 18:14:39

강원은 가뭄 해갈, 충남 서해안 일대는 비 적어 역부족
10일까지 전국에 걸쳐 비…강우량 적은 마른 장마
장마와 함께 태풍 난마돌 북상…폭우 피해 대비해야
집중호우로 사망 1명 고속도로·교량·차량 파손 등 피해 발생

[이데일리 박진환 이지현 박태진 기자] 오랜 가뭄끝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강원도 홍천에는 3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강원 춘천과 경기 가평·남양주에도 200㎜가 넘는 장대비가 내렸다. 최악 가뭄에 시달렸던 중부지방에서는 이번 장마가 해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갑작스런 폭우로 인한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타는 갈증 일시 해소…마른장마 예상 따라 본격 해갈은 어려울 듯

3일 오전 강원도 오대산의 탐방로 일부 구간이 이달 2일 오전부터 내린 많은 비로 유실됐다.(사진=연합뉴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집중 호우를 기록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 오후 5시까지 강원 홍천군에는 361.5㎜의 비가 내렸다. 강원도 춘천시와 경기도 가평군 등도 각각 253.5㎜, 224.0㎜, 서울도 185.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폭우로 강원도 지역의 가뭄은 일부 해소된 반면 피해도 잇따랐다. 최악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충남 서해안 지역은 장마에도 강우량이 적어 주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내린 충남 서해안 지방의 누적 강우량은 서산 20.2㎜, 예산 27㎜, 보령 31.1㎜, 당진 18㎜, 서천 10㎜ 등 대부분 20㎜ 안팎에 머물렀다. 충남 서부권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경우 저수율이 8.4%로 전날보다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충남 서산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씨는 “비가 오기는 했지만 최소 100㎜ 이상 더 내려야 모가 안착할 수 있다”면서 “아직도 가뭄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 10일까지 전국에 걸쳐 비…강우량 적은 마른 장마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0일까지 비가 전국에 걸쳐 내리다가 이후부터는 소강상태로 접어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5일까지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충청북부·경북북부·지리산 부근은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영동, 충청 남부, 전라·경남·경북 남부와 울릉도·독도는 4일까지 30~80㎜ 강수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비는 오는 6일 그쳤다가 7일부터 10일까지 다시 전국적으로 내릴 전망이다. 이 기간 예상 강우량은 5~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11일부터 13일 사이에는 장마가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올해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지만 장마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전체 예상 강우량은 평년(289.7㎜)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성묵 기상청 전문예보분석관은 “올해 장마 기간 전체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역마다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비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와 함께 태풍 난마돌 북상…폭우 피해 대비해야

이번 집중호우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폭우로 불어난 청주 무심천을 건너다 실종된 80대 노인이 수색 3시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 홍천 가덕교 접속도로가 유실되며 주민 20가구 50여명이 고립됐다.

2일 저녁에는 경기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인근 공사장에서 축대가 무너져 토사가 도로에 쏟아졌다. 이 사고로 경부고속도로 대전방면에서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으로 이어지는 신갈분기점 램프 구간 2개 차로가 모두 막혀 신갈분기점 인천방면 통행 통제가 3일 오후까지 이어졌다.

북한산 형제봉 출입구 돌과 흙 200t 정도가 흘러내려 주차된 차량 6대가 파손됐다. 주택 침수도 발생했다. 서울 322가구, 인천 29가구, 경기 65가구 등 총 416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국립공원 탐방로 241개소는 통행이 중지됐고 포항~울릉, 군산~선유도를 오가는 여객선 11개 항로 13척의 운항이 중지됐다.

정부는 장마와 함께 3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산사태 등 사고 대응과 예방활동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는 만약에 상황에 대비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지자체 공무원 5006명, 중앙부처·공공기관 관계자 348명 등 총 5534명은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산림청은 대형산불로 지반이 약해져 토사유출에 취약한 강원 강릉·삼척 등 산불피해지역을 비롯해 지진 피해지역인 경북 경주 일원에 대해 산사태 예방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은 “생활권 주변에서 바람도 없이 갑자기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질 때, 산지의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을 때, 산허리의 일부가 금이 가거나 갑자기 내려앉을 때 등 산사태 위험징후를 발견하면 가까운 산림부서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제3호 태풍 난마돌 예상 진로도(자료=기상청 제공)
◇3호 태풍 ‘난마돌’, 제주 제외 큰 영향 없을 듯

북상 중인 제3호 태풍 ‘난마돌’(NANMADOL)은 우리나라 내륙 지역에는 큰 피해를 주지 않을 전망이지만 4일 제주도와 남해 일부 지역에는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이 태풍은 지난 2일 오전 9시를 기해 타이완 타이베이 남동쪽 약 76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난마돌은 3일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업 992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23m/s의 강도가 약한 소형 태풍이다.

이 태풍은 4일 새벽 제주도 남쪽먼바다를 지나 오전 9시께 서귀포 동쪽 약 240㎞ 부근까지 북상할 전망이다. 이후 같은 날 오후 9시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70㎞ 부근을 지나 5일 새벽에 도쿄 서쪽 약 160㎞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보됐다.

최근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비구름의 영향권에서 잠시 벗어나 있던 제주도는 3일 밤부터 4일 아침까지 비가 오겠다. 예상 강수량은 30~80㎜다. 이후 5일 오전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다시 받겠다.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지리산을 비롯한 남해안 산악지역을 중심으로도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는 난마돌의 영향으로 남쪽 먼바다부터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다. 남해 먼바다에서도 바람이 강해지고 물결이 높게 일 전망이다.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난마돌은 소형 태풍이지만 수증기를 몰고 다니는 경향이 있어 곳에 따라 많을 비를 동반한다”면서 “제주를 비롯한 남해안 일대에는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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