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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것 없다"..강남·재건축 자취 감춘 매매시장

하지나 기자I 2022.04.04 22:00:00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로 매물 늘었지만
서초·강남·용산구 등은 매물 감소
잠실5은 반토막..재건축 매물 회수 움직임도
"보유세 부담 다주택자, 비강남·비재건축부터 처분"

[이데일리 하지나 김나리 기자] “양도세 완화 발표 후 문의는 늘어났지만 실제 매물이 나오지는 않고 있어요. 계속 호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다들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인 거죠.”(압구정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를 둘러봤지만 분위기는 조용했다. 거래가 많지 않지만 매물 자체도 없다는 것이 중개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아파트 매물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 감소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경우 매물이 한달 전 161건에서 80건으로 반토막으로 줄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규제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내놓은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분들도 있다”면서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서 거래 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41.1%),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1차(-36%),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34.4%),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1단지(-33.4%)등도 매물이 급감했다.

반면 매물 증가는 서울 외곽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북구는 2424건에서 2594건으로 7% 증가했고, 금천구(6.8%), 성동구(5.5%), 강북구(4.4%), 구로구(4.2%) 순으로 매물이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가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완화 조치와 맞물려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는 앞서 6월1일 전까지 주택을 처분하고 1주택자가 되면 보유세 책정시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시세표가 붙어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관망세가 짙다. 집주인들은 매도 호가를 크게 낮추지 않고 직전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8단지 전용 84㎡의 경우 지난 1월에 계약한 직전 거래가(12억원)보다 높은 13억~14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차 급매물은 보유세 과세기준인 6월1일 직전에 나올 수 있다”면서도 “다만 보유세 부담을 느낀 이들이 비강남, 비재건축 아파트 매물을 먼저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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