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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처가..남존여비 잔재” 女91.8%-男67.5% ‘처댁’ 만들자

김영환 기자I 2018.11.01 15:06:24

가족·친족 호칭 중 일부 ‘성비대칭적’..호응하는 단어 만들어야
男 가족엔 도련님·아가씨 등 존징..女 가족엔 처남·처제 하대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가족이나 친족을 부르는 호칭 중 ‘성(性) 비대칭’적인 성격을 갖는 단어에 대해 남녀 모두 호칭을 바꾸자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아내 쪽 가족에 대해서는 처남, 처제, 처가 등으로 낮춰 부르는데 남편 쪽 가족을 부르는 호칭은 도련님,아가씨,시댁 등 존칭어가 많다는 문제제기다.

(표=권익위)
국민권익위원회가 8월 16일부터 9월 26일까지 ‘일상 속 호칭 개선 방안’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남녀 모두 가족·친족 호칭 중 일부가 성비대칭적이라는 데 의견이 같이 하고 이를 대체하는 단어를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

우선 남편의 동생을 부르는 호칭인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 등에 대해 남녀 모두 해당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유지해야 한다는 것보다 많았다. 여성의 93.6%가 이를 바꾸자고 했고 남성도 56.8%가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성은 ‘부남·부제’ 등과 같이 처남이나 처제에 대응하는 말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남성은 ‘○○ 씨’로 이름을 부르는 것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표=권익위)
‘시댁’과 ‘처가’간 성비대칭에 대해서도 수정된 표현을 쓰자는 의견이 높았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시집·시가’를 높여 ‘시댁’으로 쓰고 있으나 ‘처가’를 높이는 말은 ‘처가댁’만 있고 ‘처댁’이라는 말은 없다. ‘시댁’에 대응해 ‘처댁’이라는 말을 성대칭적으로 새로 만들어 써도 되는지 묻는 조사에서는 여성 91.8%, 남성 67.5%가 ‘된다’고 답했다.

여성은 시집 식구들을 부를 때 손아랫사람도 높여서 부르는 반면, 남성은 처가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 구성원에 한해 호칭을 높여서 부르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번 설문을 통해 남녀 모두 이에 대한 호칭 개편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표=권익위)
소강춘 국립국어원 원장은 “앞으로 표준언어예절 정비 작업에 이번 국민생각함 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전문가 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호칭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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