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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만나는 정기선 현대重 부사장…중동發 수주총력

김미경 기자I 2019.06.25 19:57:54

사우디 합작조선소 건립 논의할 듯
주력 유조선 추가 수주에도 청신호
큰손 사우디 수주협력 이끌지 관심

정기선(오른쪽)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26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다(사진=연합뉴스·AFP).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26일 공식 방한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난다. 조선업계는 빈 살만 왕세자가 방문 국가마다 대규모 경제협력을 내놓고 있는 만큼 정기선 부사장이 이번 회동에서 그룹 차원의 생산적인 협상을 이끌어낼지 관심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부사장과 왕세자의 만남은 빈 살만 왕세자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고령인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사우디 정상 역할을 맡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석유산업을 대체할 성장산업을 찾고 있어 기존 사업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기회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사우디를 석유 의존 경제에서 첨단기술과 투자 중심지로 탈바꿈하려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지난해 2240억달러(약 254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아람코를 움직이는 인물이다.

정 부사장은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그룹 차원의 조선·해양 등 수주 확보를 위한 여러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맏아들인 정 부사장의 공식 직함은 3개나 된다.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 외에 선박엔진 및 플랜트분야 애프터서비스(AS) 업체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조선업 발전에 기여한 대가로 일감을 수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우디는 현대중공업의 전략적 수주 요충지다.

정 부사장이 공을 들여온 사업은 2015년 아람코와 사우디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 건설하는 5조원대 합작조선소 건립이다.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지분은 약 10%로 오는 2021년 완공이 목표다. 이를 통해 사우디는 대규모 고용창출 및 주요 수출 품목인 원유 운송를 위한 선박 건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로부터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산하 해운사인 바흐리는 최대 20척에 달하는 원유운반선 및 탱커선 발주를 계획 중이다.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삼호와 현대미포의 경우 바흐리가 발주한 원유운반선 및 탱커선의 최다 건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수주가 유력하다.

정 부사장과 사우디 고위 측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다. 정 부사장은 조선소 건설 협의를 위해 아람코 경영진 등이 현대중공업을 방문했을 때 직접 맞이한 바 있다. 아람코 사장은 이에 대해 “(정 사장의)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은 정주영 일가의 DNA”라고 평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측이 먼저 만남을 요청한 만큼 이번 회동에서 선물보따리를 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 부사장이 주도해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조선소 설립 등 다양한 사업 논의를 주고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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