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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호텔 인수 불발’ 미래에셋-안방보험 본격 소송전…8월 첫 재판

김윤지 기자I 2020.05.11 17:52:47

美법원, 8월말 첫 재판 결정
미래에셋, 삼전vs애플 소송 美로펌 선임
미래 "권언보험 확보 실패…정당 해지"
안방 "허위계약 문서, 사기범 소행 가능성"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고급호텔 매매 계약 불발을 둘러싸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본격 소송전에 나선다.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신속절차 신청을 허가하면서 계약 이행을 두고 8월 말 첫 재판이 열린다.

미래에셋운용은 11일 “안방보험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응소 및 반소를 진행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국제분쟁 전문 로펌 ‘피터앤김‘, 미국 로펌 ‘퀸 엠마뉴엘’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매매계약 협상 시 매수인 측을 자문했던 로펌인 미국 ‘그린버그 트라우릭’과 한국 법무법인 ‘율촌’도 소송을 지원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피터앤김은 30여명의 중재 전문 변호사가 포진한 국제분쟁 전문 글로벌 로펌이다. 퀸 엠마뉴엘은 삼성전자(005930)와 애플간 국제분쟁에서 삼성측을 대리했던 미국소송 전문로펌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 소유 미국 호텔 15개를 총 58억 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 5억8000만 달러를 납부했다. 전체 인수대금 가운데 16억 달러는 거래 종료 시점에 출자금 형태로 지급했으며 나머지 36억 달러는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인수할 호텔은 안방보험이 2016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부동산으로 뉴욕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실리콘밸리 포시즌스 호텔 등이 포함돼 있다.

당초 계약은 4월 17일 종결 예정이었지만 미래에셋운용은 물건과 관련해 계약 이행이 어려운 사유를 발견했다며 계약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또 권원보험도 문제가 됐다. 등기 권리를 보장해주는 권원 보험사가 안방보험과 제3자간 소송으로 인한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2020년 4월 17일까지 거래종결 선결조건인 권원보험 확보에 실패했다”면서 “미국 최대 권원보험회사인 ‘피델리티 내셔널’을 비롯해 ‘퍼스트 아메리칸’, ‘올드 리퍼블릭’, ‘스튜어트’ 등 네 군데의 보험사에서 모두 매도 대상인 호텔 15개에 대한 완전한 권원보험 발급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방보험이 호텔 소유권과 관련하여 델라웨어 법원에 피소를 당했기 때문”이라면서 “안방보험은 당초 이 소송의 존재를 알리지 않다가, 올 2월에 미래에셋운용이 이를 먼저 발견한 후 위 소송이 계류 중이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래에셋운용은 매매계약서에 따라 안방보험의 권원보험 확보 실패 등을 이유로 안방에게 올해 4월 17일 채무불이행 통지(default notice)를 보냈고, 안방보험이 15일 내에 계약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자 5월 3일 매매계약을 해지했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은 4월 27일 미래에셋을 상대로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위 소송의 변론기일은 올해 8월 24일로 지정된 상태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은 매매계약이 정당하게 해지됐고, 오히려 안방이 계약금 5억8000만 달러(약 7000억원)를 반환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안방보험 측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8월 재판에 대해 “담당판사는 시간이 지체될 경우 해당 사건으로 인한 손해가 회복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담당판사는 본 사건의 핵심은 계약이 이행되어야 하는지 여부임을 명확히 하였고, 미래에셋 측이 문제삼고 있는 허위 계약 문서 등은 사기범들의 소행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그에 관한 광범위한 증거개시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언급도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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