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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시민당 비례 투표 순번 올리기 나선 與…野"토사구팽"

신민준 기자I 2020.03.24 17:31:03

민주당 지도부, 불출마 의원 9명 더불어시민당 파견 설득 면담
신창현·심기준·이규희·이훈·정은혜·제윤경 등 파견 응해
25일 의원총회서 제명 논의 예정…"순번 3번 원하는듯"
통합 "배신 거듭…명분·신의 잃은 철저한 패배자"

[이데일리 신민준 윤기백 이용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4.15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투표 용지 순번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어 투표용지 순번에서 미래한국당 등에 밀려 후순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며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불출마 의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이적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각각 도착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은혜, 금태섭, 이규희, 심기준 의원, 이해찬 대표. 원혜영, 신창현, 손금주, 이훈, 제윤경 의원 (사진=연합뉴스)
◇與지도부, 현역의원 제로인 더불어시민당 파견 설득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에 불출마하는 의원들과 면담을 했다.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비례대표용 정당투표 기호는 당의 현역 의원수 순으로 배정된다. 또 해당 정당에 현역 의원이 있어야 선거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비례대표 후보 20명은 탈당한 뒤 더불어시민당의 비례후보로 선출됐다. 이들은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순번 11번 이후로 배치됐고 후순위 배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번 면담에는 원혜영·금태섭·손금주·신창현·심기준·이규희·이훈·정은혜·제윤경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이중 신창현·심기준·이규희·이훈·정은혜·제윤경의원은 이 자리에서 파견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파견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힌 이종걸 의원까지 합치면 일단 7명이 파견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내일(25일) 의원총회를 열고 파견 찬성 의원들의 제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이른바 ‘의원꿔주기’를 통해 더불어시민당을 비례대표 투표 용지 3번에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의석수 기준으로 △민주당 △통합당 △민생당 △미래한국당 △정의당 순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민생당이 비례대표 투표 용지에서 1번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미래한국당과 경쟁이 보기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6개의 의석 수를 가진 정의당 앞번호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7명의 현역 의원이 필요하다.

◇野“정치는 명분·신의 싸움…배신 대가 따를 것”

통합당은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명분도 신의도 잃은 이미 철저한 패배자라고 힐난했다.

임윤선 선거대책위원회 상근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번 배신한 자가 두 번은 못하겠냐마는 이 정도면 상습범”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해 정의당 등과 야합해 누더기 공직선거법을 통과시켰다”며 “명분은 소수정당의 원내진출 확대였지만 실상은 문재인 정권 수호를 위한 괴물 공수처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합당은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선거법 개정의 부작용을 수차례 경고했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다. 통합당이 비례정당 창당으로 대응하자 온갖 비난을 쏟아붰다”며 “그러나 선거가 임박하니 ‘비난은 잠시’라며 비례연합정당 창당에 뛰어들었다. 정의당, 민생당 등이 공수처법과 2020년 예산안 처리에 협조한 대가는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례정당 창당과정에서도 배신은 거듭됐다. 민주당에 배신이 아니라 사기를 당했다’는 미래당 대표의 말이 이 모든 상황을 압축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라는 2개의 위성정당에 친문, 친조국 인사가 전진 배치된 것을 보며 ‘다 이뤘다’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하지만 정치는 명분과 신의의 싸움이다. 배신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며 “명분 없는 배신의 정치 민주당에게 남은 건 민심의 준엄한 심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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