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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닻 올린 김명수 대법원장…"실무준비단 곧 출범"

조용석 기자I 2017.10.25 17:23:02

취임 후 첫 기자회견 개최…사법개혁 관련 첫 지시 내려
준비단, 우선순위·추진방안 결정…활동내역 일반공개 예정
블랙리스트 재조사 여부, 대법관 회의에 큰 영향 받을 듯
검찰 영장 기각 반발에 비판…“재판 결과 존중해야”

김명수 대법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본격적인 사법개혁에 앞서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될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실무준비단’을 꾸린다. 또 ‘법관 블랙리스트 재조사’ 여부는 오는 27일 예정된 대법관회의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실무준비단 구성’…사법개혁 관련 대법원장 첫 지시

김 대법원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준비단을 준비하고 있고 곧 출범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김 대법원장 취임 후 사법제도 개혁 관련 첫 지시다.

실무준비단은 김창보(58·사법연수원 15기) 법원행정처 차장을 단장으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 추천 판사 및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로 구성된다. 법원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는 게 목적인만큼 직급, 성별 등을 고려해 최대한 다양하게 구성한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김 대법원장이 내세운 사법개혁 과제는 △법관의 확고한 독립 △충실한 재판을 위한 인적·제도적 여건 마련 △전관예우 근절을 통한 사법신뢰 제고 △상고심제도 개선 △재판중심 사법행정 실현 등 5가지다.

실무준비단은 5가지 사법개혁 과제 중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과제별 최적의 추진방안을 찾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 대법원장은 “(준비단의)결과가 나오면 사법개혁 로드맵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답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실무준비단은 구성 이후 주요 활동 내역을 공개, 국민들과 법원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기대를 경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은 ‘고법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내년 2월 인사 전에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부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 사실상 유일한 승진이다. 하지만 소수만 고법 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기에 인사권을 지닌 대법원장의 힘이 과도해지고 재판에도 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대법원장은 “내년 2월 정기 인사 전에 이에 관한 시기나 방법들을 법관들에게 알려 불안이 잠재워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판사인사제도는 수요자인 국민들 입장도 생각하면서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블랙리스트 재조사, 대법관회의서 판가름 날 듯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법관 블랙리스트 재조사’ 여부는 오는 27일 대법관 회의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은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사의 정치적 성향을 파악해 이를 작성·관리해 왔다는 내용이다.

대법원 자체 조사단은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법관회의 측은 “블랙리스트가 있었다고 의심되는 컴퓨터를 직접 조사하지 않는 등 미비한 점이 많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재조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법관회의 소속 판사, 서울중앙지법 및 서울고법 소속 법관을 두루 만나 의견을 경청했다. 27일에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4명이 모두 참여하는 대법관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그는 “대법관 의견이 다른 그룹과 같은 비중이 되기는 어렵다”며 “대법관 의견을 다른 그룹 의견보다 깊은 비중으로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 조사 여부 등은 재조사로 결론이 나면 그때 다시 고민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구속영장 기각 후 검찰의 과도한 반발에 대해 깊이 우려했다. 그는 “영장재판도 재판이고 결과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며 “검찰이 과도하게 법원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이 전원 사퇴한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해서는 “잘 진행돼 결론도 잘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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