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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년만에 공격당한 美 민의의 전당…분노한 의회 "트럼프 탄핵해야"

이준기 기자I 2021.01.07 16:40:57

1814년 美英전쟁 당시 방화 이후 처음
트럼프 " “의회로 돌진해 항의하라” 선동
서열 1위 펠로시 집무실까지 점령당해
'외벽 타고 유리창 깨고' TV중계…경악
바이든 "반란"…민주당 "탄핵론" 재점화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뉴욕=김정남 특파원] 11·3 미국 대선결과에 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급기야 민주주의의 본산인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의사당이 공격받은 건 1814년 미·영 전쟁 당시 영국군의 의사당 방화 이후 207년 만이다. 이날 난입사태로 시위대 4명이 사망하고 52명이 체포됐다.

이날 낮 1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로 의사당 내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일부 공화당 의원이 경합주(州)인 애리조나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공화·민주 양당 간 격한 토론이 오가면서다. 사달은 합동회의 시작 1시간쯤 후 시위대가 난입하면서 났다. 의회 경찰은 최루가스를 동원해 막아보려 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시위대는 의회 서열 1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집무실까지 점령했다.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은 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진압에만 4시간이 걸렸다. 워싱턴DC는 이날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을 내렸다.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은 경악했다. 시위대가 의사당 외벽을 타고 오르는 장면, 유리창을 깨고 내부로 난입하는 모습 등이 TV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중계됐기 때문이다.

강도 차는 있었지만 여야 할 것 없이 트럼프 책임론을 강하게 분출했다. “의회로 돌진해 항의하라”고 외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약 2시간 만에야 해산을 요청하는 영상 메시지를 띄우는 등 사실상 방관하더니 이내 트위터를 통해 시위대를 “애국자”라고 치켜세웠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사태를 “시위가 아닌 반란”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탄핵론이 재점화했다. 테드 리우(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당신은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한다”고 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 직무수행 불능 및 승계 문제를 규정한 조항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에 따른 퇴임이 아닌 탄핵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민주당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 공화당 당국자들까지 불신임, 탄핵, 수정헌법 25조 발동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썼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8시 넘어 재개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11·3 대선 승리인증을 받았다. 이날 오전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거머쥐면서 민주당은 행정부와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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