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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상화 합의 난항…與, 차기 원내대표가 협상키로 가닥

유태환 기자I 2018.05.09 17:00:37

9일 전날과 달리 제대로 물밑접촉도 안 이뤄져
3野 원내수석 "오늘 민주당과 만나지도 못 해"
우원식도 트위터 통해 "더 이상 협의 어렵겠다"
丁의장 측 "14일까지 의원 사직 처리 반드시"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특검수용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노숙 단식농성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 앉아 있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여야가 9일에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국회정상화 합의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오는 11일 새로 선출하는 차기 원내대표에 협상권을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실제로 원내지도부가 4차례에 걸쳐 회동하며 접점을 모색했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여야의 물밑접촉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기가 약 하루 남은 현(現)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정권과 연계될 수도 있는 특검 협상에 나서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의 발언을 보니 대통령을 수사하겠다고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긴 했지만, “더 이상의 협의가 어렵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특검 처리일자 재조정,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특검의 수사범위와 대상 명시 등 구체적인 사안들은 내일모레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원내지도부로 넘겨서 차분히 협상하라는 양보안을 다시 제시했다”고 말했다.

전날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소집한 당 지도부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이런 기조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민주당이 차기 원내지도부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협상조차 임하고 있지 않다고 강력 반발했다. 윤재옥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은 원내대표 경선 등 자신들의 정치일정을 핑계로 협상의 문을 걸어 잠그고 협상을 회피하는 형국”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민주당을 못 만났다”며 “차기 지도부에 넘기는 선에서 합의해달라고 하면서 큰 양보를 한 것처럼 얘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여야의 본격적인 협상재개는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리는 11일 오전 10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정상적인 진행을 위한 의원직 사직서 처리 시한이 오는 14일인 점을 고려하면, 협상 가능 기간은 길어야 사흘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까지 본회의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김경수(경남지사)·박남춘(인천시장)·양승조(충남지사) 민주당 의원과 이철우(경북지사) 한국당 의원의 사직서를 처리하지 못하면 이들 의원 지역구 재보궐은 다음해 4월에서나 열리게 된다.

다만 전날 국회정상화 합의 불발에 따라 이날부터 예정됐던 국외순방도 취소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의원직 사직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는 의장 주재로 교섭단체 회동을 소집할 예정은 없다”면서도 “의원 사직서 처리는 반드시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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