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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기존의 공간을 재해석해 새롭게 활용하는 이른바 ‘공간 비즈니스’에 대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업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푸드코트 업체 OTD코퍼레이션은 최근 국내 PEF 운용사 네오플럭스와 아이에스동서 등으로부터 420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총 500억원 규모로 완료될 예정이다.
나머지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여러 VC가 투자 규모를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기존 투자자들의 반대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 규모가 늘어날수록 지분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규모를 둘러싼 갈등은 OTD코퍼레이션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OTD코퍼레이션은 지난 2014년 설립한 회사로 ‘맛집 편집숍’이라는 컨셉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OTD코퍼레이션은 상가 입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던 서울 자양동 스타시티몰에 ‘오버더디쉬’라는 브랜드를 론칭, 해당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유명 식음료 브랜드를 입점시켜 소비자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어 광화문 디타워에 수제맥주 편집숍 ‘파워플랜트’를 론칭했고, 여의도 SK증권빌딩과 명동 대신파이낸스센터에 각각 맛집 편집숍 ‘디스트릭트 Y·M’의 문을 열었다. 아직 적자 구조에서 탈피하진 못했지만 매출액이 2016년 57억원에서 지난해 138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OTD코퍼레이션의 기업 가치도 투자유치 전 1000억원에서 유치 후 1500억원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 기업에 VC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대형 오피스 빌딩이 많아지면서 공간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공유오피스 위워크처럼 공간을 활용한 기업이 점차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OTD코퍼레이션은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으로 보이고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앞서 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이 투자한 독서실 운영업체 토즈 역시 이와 비슷한 사례다.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2016년 말 토즈의 운영업체 피투피시스템즈에 44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 2001년 처음 문을 연 토즈는 저렴한 가격에 공부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면서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후 회의를 할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나 독서실로 이용할 수 있는 스터디센터, 사무실 대여 서비스인 스마트워크 등 이용자의 연령이나 매장 입지에 따른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제공하면서 사세를 키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맞춤형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관심을 두는 VC나 PEF 운용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