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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 둘째날…與野, 경제악화 이유두고 ‘갑론을박’

조용석 기자I 2019.07.10 19:11:36

10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진행
野 “소주성, 생산성증가 불가한 단기 부양책 불과”
與 “뉴노멀 시대”…이총리 “국민의식, 아직 팽창사회”
출마 묻자 여지 남긴 이총리…홍남기·최종구는 ‘일축’
홍남기 “화폐단위 개혁, 검토도 안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이정현 조해영 기자] 6월 임시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10일. 여야는 경제악화 이유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보수야당은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힐난했으나 여당은 세계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반박하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 野 “소주성, 생산성 향상 불가” vs 與 “뉴노멀 시대”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대정부질문에서 국제 신용평가사와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을 언급하며 질타했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0%로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일본의 무역제재 영향을 고려해 2.2%에서 1.8%로 0.4%포인트 낮췄다. 최근 정부도 지난해 연말 예측 때보다 0.2%포인트 낮은 2.4∼2.5%로 하향조정했다.

곽대훈 한국당 의원은 “경제는 무너지고 일자리를 못 구하는 청년의 절망 소리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무리한 쇠말뚝을 박고 허망한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만 죽을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종석 의원은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소비를 늘리겠다는 것은 고전적인 단기 부양정책이다. 생산성 향상 또는 총생산량이 증가할 수 없다”며 “소득주도성장은 단기 부양 정책이지 성장정책이 아니다. 어떻게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일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은 경제정책 실패가 아닌 세계경제가 수축사회와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뉴노멀 시대란 저성장·저금리·저물가·고실업률 등이 굳어진 상황을 뜻한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세계경제는 뉴노멀 시대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조정이 문 정부의 경제실정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세계경제 흐름 속에 한국의 위치를 생각하면 팩트에서 벗어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여당의 지원사격에 맞장구를 쳤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모든 선진국이 같은 상황”이라며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모두 성장률이 1%대고 일본은 1% 아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민의 의식은 팽창사회의 것이 남아 있어 이미 와버린 수축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축사회이기 때문에 생기는 갈등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정부여당은 국회가 추경안이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돈을 푸는 것이 아니라 산불과 지진 등 민생과 혁신성장, 일자리를 만드는 추경”이라며 “연내 집행을 위해서는 이번에 추경안 처리가 마무리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 역시 “경제심리가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추경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여야가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출마 묻자 여지 남긴 이 총리…홍남기·최종구 ‘일축’

이 총리는 이날 야당의원들로부터 21대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집중질문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4선 국회의원이자 전남도지사를 지낸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존재감을 알리며 당선된 후 이를 발판으로 대권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나온다.

출마와 관련 이 총리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스스로 정치적 거취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인사권자(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계획이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계획을 세울 처지가 아니다”라고 답한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출마를 권유할 경우’를 묻자 “그러시겠나”라고 피했다. ‘출마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고 여지를 남긴 셈이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출마할 생각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 살리기가 굉장히 절박하다”며 “전혀 저는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위원장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확답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개혁)에 대해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하면 거래시스템을 다 바꿔야 하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다”며 “경제 주체의 심리적 불안감이 큰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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