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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시대] 부동산시장에 '꽃바람' 분다

정수영 기자I 2015.03.12 18:18:03

주택 분양·매매시장 활성화 기대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도 자금 몰릴 듯
전세→월세 전환 가속화..전세난 가중될 듯

△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하면서 부동산시장은 한껏 들뜬 분위기다. 특히 기존 은행에 자금을 맡겼던 수요자들은 자금을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이동시킬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초저금리는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로 이어져 전세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정수영·김성훈 기자] 사례1. 2년 전 퇴직한 김경환(57)씨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그동안 2억원이란 여유자금을 은행에 묻어놨다. 하지만 은행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김씨는 2억원에 대출 1억원을 합해 얼마 전 오피스텔 2채를 매입했다. 월 수익률은 5% 수준이지만 2%가 채 안되는 은행 금리보다 낫기 때문이다.

사례2. 부채규모가 2조 9000억원 규모인 A건설사. 이 회사 재무담당 이사는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뉴스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이 회사가 상환해야 할 회사채를 포함한 대출액은 2000억원 정도로 상환 이자만 15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상환 이자가 6억~7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하면서 부동산시장은 한껏 들뜬 분위기다. 건설업계도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코픽스를 포함한 시중은행 금리도 조만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은행에 자금을 맡겼던 수요자들은 자금을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이동시킬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초저금리는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로 이어져 전세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 “매매·월세 전환 속도 빨라져 전세난 가중”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주택 매매시장은 순풍에 돛 단 격이 됐다. 최근 꿈틀대던 집값이 더욱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 은 “전세난에다 저금리 기조로 주택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택 거래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도 “집을 사면서 발생하는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전세난에 시달린 서민들의 내집 마련 사례가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전세 수요자들이 서둘러 매매로 돌아서고 있는 행렬이 더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도 금리 인하를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사주와부동산 이윤상 공인중개사는 “봄 학기가 마무리되면서 최근 거래량이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금리 인하라는 호재가 나와 다시 거래가 늘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가락시영 및 반포 재건축 단지 등 강남권 초소형 분양 물량에 투자 수요가 크게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지역에선 투자 수요도 가세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저금리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 및 시장 투자 양극화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익형 부동산 “상가·오피스텔로 자금 대거 몰릴 것”

수익형 부동산시장에도 ‘큰 장’이 설 전망이다. 금리 인하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시중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통상 자산가 계층이 금리에 민감한 편인데 상가시장에 자금이 들어가는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는 주택건설업계에도 호재다. 백광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건설사 입장에선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면서 현재 진행을 검토하는 분양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특히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담이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계 부채 악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중장기적으로 외부 요인에 따라 금리가 올라간다고 할 경우 하우스 푸어가 다시 증가할 소지도 있다”며 “정부가 빚내서 집을 사라고 재촉하는 상황에 몇년 후 입주 물량 과다로 집값에 변동이 생기면 문제가 될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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