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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사정포 후방 철수 문제, 남북 간 핵심 의제 급부상

김관용 기자I 2018.06.27 17:04:28

향후 군사회담서 MDL 인근 화력 전력 문제 논의할듯
北 장사정포 및 우리 군 포 전력 후방 배치 땐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획기적 전환점 될 것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육군 최전방 화력부대의 시설공사를 잠정 보류한 것을 두고 남북 관계 개선에 따라 후방 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남북한 군 당국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와 우리 군의 화력 전력을 후방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협의했거나 논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핵·미사일과 함께 수도권의 최대 위협이다. 북한 장사정포 철수와 연계해 우리 전력도 뒤로 물릴 경우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北 장사정포 70% 전방 배치, 수도권 최대 위협

지난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제8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MDL 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문제가 거론됐다는 보도에 대해 국방부는 거듭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6.25 전쟁 기념사를 하는 과정에서 북한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논란이 확산되자 총리실은 “장사정포 후방 이전 문제는 향후 남북군사회담에서 논의될 만한 과제의 하나로, 우리 내부에서 검토한 일이 있으나 남북장성급회담에서는 아직까지 공식논의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결국 남북간 군사회담 등에서 북한 장사정포 후방 배치와 우리 군의 대응 전력 철수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의미다.

북한군의 장사정포는 40km 이상 사거리를 가진 북한의 야포와 방사포를 의미한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8600여문의 견인포·자주포와 5500여문의 방사포(다련장로켓)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70%가 평양~원산 이남에 배치돼 수도권 지역에 대한 기습·대량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MDL 인근의 신형 300mm 방사포는 중부권 지역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이에 대응해 우리군도 최전방 지역에 사거리 40여km의 K-9 자주포와 사거리 80km의 차기 다연장로켓포(MLRS) ‘천무’를 배치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주한 미 2사단 예하 210 화력여단도 임무가 북한 장사정포 대응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6년 3월 보도한 북한군 훈련 모습. [사진=연합뉴스]
◇北 ‘사격금지 구역’ 제안…당장 받아들이긴 어려워

하지만 실제로 화력 전력의 후방 배치가 이뤄지기 까지는 상당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 남북 각각 20km, 군사분계선은 40km씩을 ‘사격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격금지 구역 설정은 우선 실사격 훈련 중단과 이후 포 후방 배치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서해 NLL 기준 남북 20km 안이 사격금지 구역이 된다면 서북 5도는 사실상 무장 해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군사분계선에서 40km씩 철수하면 남측 화력은 서울까지 내려오는데 북측 화력은 평양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지점 수준이다. 우리 군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치일 수밖에 없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는 원론적 수준에서 군사적 긴장환와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언급됐지만,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회담 논의사항은 대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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