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1년2개월만에 하락 전환.."대출 규제·약세 전망에 살 사람 없어"

성문재 기자I 2018.11.15 14:00:00

한국감정원, 11월2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전국 및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단위: %, 자료: 한국감정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서울 집값이 작년 9월 첫째주 이후 1년2개월만에 떨어졌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비롯해 그동안 가격이 급등했던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났다. 전국 집값도 3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둘째주(11월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내렸다. 61주만의 하락 전환이다. 지난 9·13 대책 이후 서울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서울 25개 구별로 보면 강남4구와 동작구, 서대문구가 약세를 보였다. 강동구(-0.03%)는 지난 5월 첫째주 이후 6개월만에 떨어졌고 최근 2주 연속 제자리걸음하던 서대문구도 약세 전환했다.

은평(0.00%)·마포(0.00%)·서대문구(-0.01%)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사업 지연 우려와 단기 급등 피로감 등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일산신도시와 서울역, 강남 삼성동, 수서, 용인을 거쳐 동탄신도시까지 연결하는 GTX-A노선은 최근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선을 검토중이다. 국토부는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지만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남4구의 경우 재건축 단지 하락세와 급매물 출현으로, 동작구(-0.03%)는 신규 아파트 입주로 기존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면서 하락했다.

강남구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개포 주공4단지 전용 41.99㎡의 경우 한달전에 17억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1억원 낮은 16억원에 매물이 나와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된 이후 확실히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13 대책 직전 19억원을 돌파해 거래됐던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 매물 호가가 지금은 17억원후반대로 떨어졌다”며 “작년 한해 이 단지에서 250건의 매매거래가 있었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거래건수가 100건이 안 된다”고 전했다.

최근 거래가격보다 낮은 호가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계속되고 향후 집값 하락 전망까지 잇따르고 있어 당분간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1월 둘째주 매매가격 하락한 서울 6개구별 변동률(그래픽= 문승용 기자)
서울 집값과 함께 전국 집값(-0.02%)도 떨어졌다. 지난 8월 둘째주 이후 석달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시도별로 보면 대전(0.18%)·대구(0.10%)·전남(0.10%)·광주(0.08%)·인천(0.05%)·경기(0.03%) 등 6개 지역이 오른 반면, 서울을 비롯해 울산(-0.26%)·충북(-0.19%)·경남(-0.17%)·부산(-0.08%)·세종(-0.04%) 등 11개 지역이 하락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세종시의 경우 조치원읍이 행복도시로의 수요 유출 등으로 내렸고, 행복도시는 고운·아름동 등의 저층 또는 선호도 낮은 동에서 소폭 하락한 여파로 약세 전환했다”며 “충북에서는 충주시(-0.64%)가 미분양물량 감소에도 노후단지 위주로 떨어졌고 청주시(-0.13%)는 신규 공급 증가 및 매물 누적으로 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11월 둘째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한국감정원 제공.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