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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서 구사일생한 바이오株…반전은 없었다

양지윤 기자I 2022.11.01 18:40:04

코오롱티슈진, 거래재개 첫날 급등 후 상승분 반납
외인, 차익실현으로 털고 개미는 물려
신라젠, 장중 1만원대 깨져…거래재개 첫날 가격에 바짝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복귀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 주가가 거래재개 초반 급등한 후 되돌림 현상으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전 거래일보다 1250원(8.22%) 내린 1만3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년5개월 만인 지난달 25일 거래를 재개한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시장 복귀 첫날 거래 시작과 동시에 주가가 1만6050원에서 2만850원으로 29.91% 급등하며 상한가로 마감했다. 하지만 거래재개 이튿날부터 내리막길을 걸으며 5거래일 동안 33%나 빠졌다. 거래 재개 직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도 주가가 더 떨어진 셈이다.

상장 유지 결정으로 한숨을 돌렸던 개인 투자자들의 표정은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외국인이 고점에 털어낸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았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 재개 첫날 11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6거래일 간 1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25일 90억원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26일 하루를 제외하고 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거래 재개 이후 이날까지 69억원 가까이를 사들이며 이른바 물타기(주가가 하락하며 추가 매수해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것)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3일 거래를 재개한 신라젠(215600)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 신라젠은 전 거래일보다 900원(8.78%) 오른 1만1150원에 마감했다. 다만 장중 9920원까지 급락하며 상장 첫날(1만850원) 종가를 밑돌기도 했다.

2년5개월 만에 코스닥시장에 복귀한 신라젠은 지난 13일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급등 후 4거래일 만에 10% 급락한 데 이어 중간중간 4~8%대 떨어지며 그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휴온스그룹 휴엠앤씨는 거래재개 첫날인 지난달 11일부터 2거래일간 하한가를 기록한 뒤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2거래일을 제외하고 주가가 연일 빠지면서 이날 1070원에 마감했다. 거래재개 첫날 종가 2045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며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신라젠은 대주주 교체, 신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도입을,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개발 진행과 임상 재원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등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이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두 종목의 거래재개만으로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가 회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외 기준금리 상승으로 주가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어서다. 뚜렷한 성과나 실적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큰 폭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인상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파이프라인 모멘텀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호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기업 위주로 수급 쏠림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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