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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보건용 마스크는 약사법에 따라 의약외품으로 분류된다. 의약외품이란 질병의 치료나 예방 등을 위해 사용하지만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제품이다. 마스크, 손소독제, 살충제, 붕대, 안대 등을 말한다. 신규 마스크 생산업자가 마스크를 만들거나 기존 마스크 업자가 다른 품목을 만드는 등 신규 품목 허가가 필요한 경우 모두 식악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심사 때는 마스크 성능에 대한 시험결과와 안정성 등을 검토한다.
문제는 당국의 승인 기간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마스크 생산 허가 처리 기한은 두 달이다. 이 역시 중간에 심사에 필요한 서류 등에 미비점이 발견돼 보완하는 기간을 제외한 기간이다.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길다. 그나마 식약처는 최근 ‘코로나19’사태로 기존 승인 기한을 한 달로 단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련 심사 인원을 기존 4명에서 8명으로 늘렸다”며 “신규 신청에 대해서는 한달 이내로 승인을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급증하는 마스크 생산 허가 신청이 제때 당국에서 소화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실제 지난 1월 식약처에 접수된 보건용 마스크 생산 허가 신청 수는 231건으로 이는 지난해 한해 식약처가 보건용 마스크 생산 신청에 내준 허가 374건의 62%에 달했다. 이중 103건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처리율은 44.5%였다.
식약처에 지난 2월의 마스크 생산 허가 신청 건수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현재 식약처는 이런 수치를 확인조차 못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처는 대신 2월 신규 마스크 생산 허가 건수가 256건이라고 밝혔다. 허가건수가 전달 대비 2.5배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2월에 신청건수가 급증하고 1월에 처리하지 못한 것을 허가해 준 것으로 추측된다.
마스크 생산량이 중요한 것은 생산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후 유통 단계에서의 백약이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식약처는 공적 마스크의 판매처에 편의점을 포함하는 수요 분산책을 생산능력 부족으로 사실상 하루만에 백지화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케파(생산능력)가 안 돼 공급을 할 물량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현재 마스크 생산량은 하루 평균 1000만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구 5000만명이 하루에 한 개를 사용하더라도 5000만개가 필요하다. 하루 필요량의 5분1밖에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셈이다. 여기에 개인 사재기 현상으로 가수요까지 붙어 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신규 생산자 진입과 기존 생산자의 추가 품목 생산이 필요한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의 사과까지 한 마당에 유통뿐만 아니라 생산, 허가 과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식약처는 비상시국인 만큼 심사인력을 확충해 처리기간을 1주 이내로 대폭 단축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