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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보당국 "코로나19 확산 1차 책임은 中우한시의 은폐"

김보겸 기자I 2020.08.20 18:29:37

美정보기관 보고서, '중국판 체르노빌' 지적
"중앙정부, 사태파악 후에도 국제사회에 은폐"
1차 책임자로 지방정부 지목…대화 여지 남겨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관리들이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중앙정부에 이 사실을 숨겼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의 관리들이 발병 초기 중앙지도부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아 사태를 더 키웠다는 미 정보기관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 역시 국제사회에 관련 정보를 은폐해 전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들이 지난 6월 발간한 내부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코로나19가 확산할 당시 지방 관리들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1월까지 중앙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봤다. 이 사실이 드러나 공산당 연례회의가 중단되면 중앙정부로부터 문책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지방 관리들이 중앙정부에 문책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일명 ‘체르노빌 효과’로 일컬어진다. 지난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지방 정부가 은폐에 급급하다 뒤늦게 중앙정부에 알려 화를 키웠던 것. 미국 전·현직 행정부 관리들은 “공산당 지도부는 지역 공무원들로 하여금 국가 차원의 공무원들과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권위주의적 제도를 갖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중국 중앙정부도 코로나19의 전세계적 대유행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태를 파악한 2월 이후에도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정확한 환자 수를 제공하지 않는 등 방역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지난 1월 미 국토안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 중앙정부 관리들이 의료장비를 사재기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숨겼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월 마스크를 다른 나라에 판매하는 것을 중단하고 전세계에서 방역물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중국이 바이러스의 발원지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려 했고 실험실에 있는 바이러스 샘플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번 보고서 발표로 미·중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껏 미국은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자로 중국 정부를 겨냥해왔는데 이번 보고서는 1차 책임을 중앙정부가 아닌 우한시 지방정부에 두고 있다.

마이클 필즈베리 허드슨연구소 중국학자는 “우한이냐, 베이징이냐가 큰 차이를 만든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해 코로나19 상황을 은폐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중국 고위관리들이 완전한 기만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이 상호 이해관계의 문제에 대해 중국과 선의의 협상에 여전히 관여하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미국과 중국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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