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롯데홈쇼핑 협력사들 “가처분신청 해달라"..대표이사 "검토중"

김현아 기자I 2016.06.15 17:54:5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15일 회사를 방문한 ‘롯데홈쇼핑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미래창조과학부의 프라임타임(오전 8~11시·오후 8~11시)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롯데홈쇼핑 협력사 비대위는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롯데홈쇼핑 본사 현관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벌인 뒤 1시간 30여 분 동안 강 대표와 면담했다.

진정호 비대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어떤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방송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강 대표 면담에서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소송)을 제기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 측에서는 사회적인 측면, 행정적인 측면 등에서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룹의 사정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으나 협력업체의 절박한 요구를 고려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조정이나 국민권익위 등을 통한 행정적 해결 방안과 더불어 사법적 해결방안도 적극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특히 소송 제기를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만큼 내부적 절차를 진행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홈쇼핑은 롯데가 지분 53.03%를 지닌 최대 주주이나 2대주주인 태광(45.04%)과의 지분율 격차가 적어 가처분 신청 등 주요 의사 결정을 할 때에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게 돼 있다. 따라서 롯데홈쇼핑 측의 집행정지 소송이나 본안 소송 여부는 6월 말이나 7월 초가 돼야 결정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본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점도 섣불리 결정하기 힘든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230여 개에 달하는 롯데홈쇼핑 협력사들은 지금부터 영업정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 위원장은 “제 회사만 해도 2차 협력사가 50여군데 된다”며 “9월 28일부터 영업정지 6개월이라고 하지만 가을·겨울 신상품의 경우 3개월 여 전부터 사진을 찍고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협력사들은 사실상의 영업정지 상태이며 6개월 영업정지로 인한 피해가 5000억 원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현구 대표이사는 설사 영업정지가 진행돼도 차기 상품 준비로 인한 손해는 어떻게든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 위원장은 “롯데 측에서 차기 상품을 준비 못해 실질적인 영업정지를 당하게 됐을 때의 손해는 어떻게든 피해복구를 하겠다고 했다”며 “모든 것을 진행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측이 만에 하나 방송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와 관련해 롯데홈쇼핑과 사전 합의하여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품에 관한 피해에 대해서는 롯데홈쇼핑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또한 협력사들의 예상되는 피해나 필요한 요구사항이 있을 경우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를 수렴해 롯데홈쇼핑에 제시하면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측은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협력사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래부 대책은 홈쇼핑의 현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나온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으로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 면담을 요구했지만 국장 면담에 그쳤다”면서 “미래부 말대로 다른 홈쇼핑으로 간다고 해도 그 회사들도 다른 협력사가 있다. 그쪽 업체들을 밀어내고 시간을 잡아도 6개월 뒤에는 롯데로 와야 한다. 우리는 생존을 걸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미래부는 중소 롯데홈쇼핑 납품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롯데 측에서 1차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아직 답이 없다”면서 “롯데의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만든 것은 공허한 대책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롯데홈쇼핑 협력사 비대위 출범.."미래부 대책은 탁상행정, 생존권 보장하라"
☞ [기자수첩]롯데홈쇼핑 영업정지와 독임제 부처의 한계
☞ 영업정지 앞둔 롯데홈쇼핑 협력사 지원 전담팀 발족
☞ [이데일리N] 롯데홈쇼핑 6개월간 황금시간대 영업정지 外
☞ (일문일답)미래부 “롯데홈쇼핑 6개월 영업정지, 감사원 처분 따른 것”
☞ 롯데홈쇼핑 미래부 상대 소송할 듯..법률적 쟁점 3가지
☞ 롯데홈쇼핑 "미래부 결정 유감..일단 협력사 피해 최소에 힘쓸 것"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