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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조사단(특조단)·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본은 17일 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공조본은 조지호 경찰청장 비화폰(보안전화)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10시 20분쯤부터 대통령실 경호처를 찾았으나 경호처의 협조 거부로 대치하다가 결국 압수수색에 실패했다. 대통령실 경호처는 협조 여부를 검토 후 오는 18일 알려주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특수단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경호처가 공무·군사상 비밀 등을 이유로 압수수색을 거부하며 일부 자료만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는데 그친 바 있다. 당시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된 피의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대통령실 내 국무회의실, 경호처, 101경비단, 합동참모본부 지하 통제지휘실 등 4곳이 대상이었다. 당시 특수단과 경호처는 약 8시간 동안 대치했다.
또한 공조본은 오는 18일 오전 10시까지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로 출석하라는 내용이 담긴 출석요구서를 윤 대통령에 전달하는 것에도 실패했다. 전날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았지만 모두 불발됐다. 이에 공조본이 우편을 통해 이를 대통령실,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전달했지만 각각 ‘수취인 불명(받는 이가 분명하지 않음)’, ‘수취거부’로 거부됐다.
윤 대통령 측이 오는 18일 공수처에 출석한 가능성은 희박하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와 검찰 소환에 대해 “며칠 내 입장을 내겠다”고 밝히며 공수처 출석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 이와 관련해 공조본 관계자는 “우편을 수신하지 않았어도 이(출석 요구)를 인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차 출석 요구의 경우 (출석요구 일자인) 18일 오전 10시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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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비협조에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가 난항을 겪으며 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출석 요구에 불응했을 때뿐 아니라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소환 통지를 했고 수령을 거부하는 사태와 관련해 그다음 적법한 절차를 취하겠다”며 “공수처장 명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공문을 (경호처에) 보낼 예정”이라고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공조본은 이번 계엄 사태의 ‘키맨’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조단은 이날 내란 등 혐의로 노 전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문 사령관에 대해서는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했다. 긴급체포권이 있는 공수처에 사건을 돌려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경찰은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패스트푸드점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경기 안산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정보사 소속 정모 대령, 김모 대령에게 부정선거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