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암포 해변의 곰솔 숲은 썰렁한 겨울 바다를 아름답게 꾸미고 거센 바닷바람을 막아 주고 있어 도보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묘미를 주고 있다. 바싹 말라버린 잎새 사이를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낯선 방문자를 보고 달아나는 고라니다. 드넓은 사구 습지에서 장관을 이루며 일렁이는 황금빛 갈대와 화력 발전소가 뿜어대는 하얀 연기구름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래전 중국과의 교통 중심지였던 분점포구에 있는 소분점도의 고운 모래사장과 잔잔한 파도가 이는 호젓한 바닷가 또한 좋다. 혹시나 학을 닮은 바위가 학이 되어 날아오지는 않을까 싶다.
신두리 해안은 오랜 세월 강한 바닷바람으로 생성된 모래가 언덕을 이루고 잡초가 생겨나 초원이 되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너른 모래언덕은 신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다. 해안 사구의 안쪽에 있는 12ha나 되는 곰솔 생태숲 아래와 숲 너머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억새다. 운석이 떨어져 좋은 기운이 가득하다는 둥글고 큰 웅덩이(작은 별똥재)를 지날 때는 각자의 소원을 빌어보고, 사구가 육지로 변할 때 가장 먼저 자란다는 억새가 울창한 억새골 에서는 귀 기울여 바람 소리를 들어본다. 넓은 갈대밭 사이를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작고 하얀 집에서 잠시 아픈 다리를 쉬게 하며 차 한잔하는 여유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