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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소외 해결은 전철 연장뿐"…16일 포천주민 1만명 광화문 집회

정재훈 기자I 2019.01.15 16:49:29

영평사격장·승진훈련장 등 군사시설 피해 커
피해 대책 차원 전철7호선 연장 예타면제 절실
신분당선 연장은 국가균형발전 성격과 달라
시 "피해 감수한 포천시민 위해 정부 결단 필요"

포천 영평사격장 주변 주민들이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도 포천시민 1만여 명이 전철7호선 연장사업의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촉구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서는 시민 500여 명이 전철연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삭발을 단행할 예정으로 박윤국 포천시장, 조용춘 시의회의장도 참여해 시민들의 요구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경기 포천시는 지역 내 산재한 여러 군 사격장 민 군사시설에 의한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해 조직된 ‘포천시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가 16일 오후 1시30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전철7호선의 조속한 포천시 연장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선정을 위한 집회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은 지난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저성장, 양극화, 고령화, 지방소멸 등 성장 저해요소를 없애고 전 국토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각 광역자치단체 별 최소 2개씩의 사회간접자본(SOC) 조성안을 지원받아 최종 선정하는 범국가적 사업으로 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돼 사실상 사업이 확정된다.

이에 경기도는 포천시가 요구한 ‘전철7호선 도봉산포천선 연장(옥정~포천)’과 ‘수원시의 ’신분당선 수원-호매실 연장‘을 선정해 제출했다.

전철7호선 연장사업 노선도.(그래픽=포천시)


포천시 요구에 따라 경기도가 제출한 전철7호선 포천 연장사업은 이미 확정된 도봉산역에서 양주 옥정택지개발지구까지 연결되는 7호선 연장사업에 이어 양주 옥정에서부터 포천까지 연결되는 19.3㎞ 길이의 신규 전철 건립사업으로 약 1조391억 원이 소요된다.

경기도가 포천시 요구안과 함께 제출한 수원시의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약 1조1646억 원이 소요돼 포천시 사업보다 약 1200억 원 이상 많은 예산이 든다.

하지만 경기도가 2개 사업 선정과정에서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을 채택한 것을 두고 논란도 있다.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의 경우 수원시 권선구 일대 조성된 호매실택지개발지구 사업 당시 약 5000억 원에 이르는 광역교통개선대책분담금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사실상 약 6600억 원의 예산만 투입하면 사업이 가능한 점을 들어 해당 사업을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에 제출한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포천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6·25전쟁 직후부터 지금까지 각종 군사시설에 의한 모든 피해를 감수하면서 발전의 기회를 남부권에 내줬다”며 “정부와 경기도는 단순히 예산이 적게든다는 이유로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을 선정한게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훈련장인 포천 영평사격장 주변 주민들이 도비탄 사고 이후 현장을 방문한 국방부 관계자에게 대책마련을 성토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실제 포천시는 전체 면적의 24%에 해당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주한미군 훈련장인 영평 로드리게스 사격장, 동양 최대 규모의 승진훈련장 등 사격장이 9곳에 달해 전부 더한 면적만해도 여의도의 17배가 넘는다.

또 주한미군의 밤, 낮을 가리지 않는 헬리콥터 사격훈련 등 지속적인 훈련으로 주변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소음은 물론 사격장에서 날아드는 도비탄사고 피해를 겪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수십년에 걸쳐 이어진 각종 규제와 군사시설에 의한 피해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라도 전철7호선 연장사업의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길연 범시민대책위원장은 “그동안 수십차례에 걸쳐 포천시민들을 대표해 각종 피해에 대한 대책마련을 건의했지만 정부는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오로지 국가의 안보를 위해 수십년 동안 피해를 감수하며 살았던 포천시민들에게 이제는 정부가 지원안을 내놓을 때”라고 밝혔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정부는 수십년 동안 나라를 위해 고통을 참아온 포천시민들을 보듬어줘야 한다”며 “전철7호선 포천 연장으로 포천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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