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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동원에, 사장과 식사 때 턱받이도…직장내 갑질 '백태'

권오석 기자I 2017.12.07 18:09:32

이메일, 카톡 등 한달간 신고 2000여건 접수
유형 중 임금 미지급, 직장 내 괴롭힘 가장 많아
직장갑질119 "정부가 대책 내놓아야 할 때"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직장갑질119’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5년 전 모 병원에 다닐 때 책임 간호사인 저에게도 장기자랑으로 걸그룹 춤을 강요했습니다. 심한 충격과 자괴감에 빠져 바로 사직서를 쓰고 이직을 했습니다.”(43세 간호사)

“사장님과 친인척들 김장하는 일을 이틀 동안 한답니다. 그날 휴가를 신청했는데 휴가도 받아주지 않더군요.”

지난달 1일 노동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240여명이 모여 만든 ‘직장갑질 119’가 출범 한 달을 맞아 ‘직장갑질 30일의 기록’ 보고서 ‘임금 떼이고 괴롭힘 당하는 직장인들의 절규’를 통해 직장갑질 사례를 유형별로 7일 공개했다.

지난 한 달새 이메일 676건, 오픈 카톡 1330건, 페이스북 메시지 15건 등 총 2021건의 갑질 신고와 상담이 쏟아졌다. 하루 평균 68건 꼴이다.

오픈 카톡방(gabjil119.com)에는 연 인원 5634명(하루 평균 188명)이 방문했으며, 상담자와 활동가 사이에 무려 4만 207회의 대화가 오갔다.

신고·상담 내용은 시간외수당 체불 등 임금 미지급이 420건(20.8%)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388건(19.2%), 장시간 노동과 야근 강요 등 노동시간 미준수 246건(12.2%) 등의 순이었다.

제보 상담 내용 가운데 황당한 갑질 사례들도 많았다는 게 직장갑질119의 설명이다.

직장갑질119 측은 “가장 많은 내용은 직원들을 동원해 사장 가족 혹은 친지의 김장을 한다는 제보였다”며 “직원들을 사장 자녀 결혼식에 강제로 동원해 잡무를 시켰다는 증언도 많았다”고 전했다.

한 제보자는 “사장과 식사를 하는 동안 턱받이를 해야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으며 가족여행을 떠난 회장의 빈 별장에서 개와 닭 사료 주기, 캐디들에게 골프장 제설작업, 사장 딸의 이삿짐 나르기 등에 동원되기 일쑤였다

직장갑질119는 “출범 한 달이 지났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이메일을 통해 끊임없이 제보가 들어왔다”며 “정부가 긴급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도 업종별로 온라인 모임을 통해 △노동 상담 △갑질 제보 △증거 수집 △언론 보도와 함께 권리를 찾아나가는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핵심 갑질 유형. (자료: 직장 갑질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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