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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文대통령 성공 위한 백의종군…물러서는 文의 사람들

김영환 기자I 2017.05.16 15:53:12

새정부 출범 일주일 맞아 친문핵심 인사 줄줄이 백의종군 선언..양정철·이호철·최재성 등
임종석, 박수현 등 박원순 안희정계 전진배치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던 인사들이 새 정부에서 일할 기회를 고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2선 후퇴를 하면서 대통령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청와대 인선에서 대탕평을 원칙을 세우며 더불어민주당 내 다른 계파를 살뜰히 챙기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신호다.

양정철 전 비서관.
‘3철’로 불리며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핵심 3인방 중 하나였던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선 후퇴를 알렸다. 통상 정권교체 이후 인사를 통해 ‘전리품’을 나누던 기존 정권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문 대통령이 ‘양비’(양 비서관)라고 편하게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인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6일 새벽 지인들에게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며 “제 역할을 딱 여기까지”라고 글을 남겼다. 그는 ‘잊힐 권리’를 강조하면서 권력에서 멀어졌다.

양 전 비서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 참여를 망설이던 문 대통령을 강력하게 설득해 정계로 이끈 인물이다. 문 대통령이 분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를 내려놓으면서 정치적 시련을 겪던 시기에 히말라야 트레킹도 동행했을 만큼 사이가 돈독하다.

양 전 비서관은 “이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나 친문, 친노프레임, ‘3철’이란 낡은 언어도 거둬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 ‘친문 패권주의’라는 공격에 시달려왔다.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왔던 만큼 양 전 비서관 역시 자신의 백의종군으로 ‘3철’ 프레임의 종식을 노린 셈이다.

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호위무사’로 불렸던 최재성 전 의원도 문재인 정부 입성을 스스로 거부했다. 최 전 의원은 “인재가 넘치니 원래 있던 한 명 쯤은 빈 손으로 있는 것도 괜찮다고 제 마음을 드렸다”라며 세간에 떠도는 하마평에 대해 일축했다.

최 전 의원은 전병헌 정무수석, 노영민 전 의원과 함께 민주당내 ‘친문 3인방’으로 구분된다. 문재인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캠프에서도 상황본부 1실장으로 인재영입을 담당한 바 있을 정도로 문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일해왔다. 그는 지리산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런저런 하마평에 답하는 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최재성 전 의원.
앞서 이호철 전 민정수석 역시 문 대통령 취임 당일에 해외로 출국하면서 가장 먼저 2선 후퇴를 이끌었다. 역시 문 대통령과 오랜 기간 가까운 사이로 지낸 인사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2선후퇴를 선언하면서 ‘친문’ 진영의 청와대 입성은 더욱 더뎌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조각 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들과 정세균 국회의장 측근을 중용했다. 비서실장에 박 시장의 측근이었던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앉혔고 역시 박 시장 측근인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을 임명했다. 16일에는 박수현 전 민주당 의원을 대변인으로 임명하면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사람도 챙겼다. 의도적으로 측근 인사를 배제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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