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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자 외국기업도 한국기업”...투자 발벗고 나선 문재인

김영환 기자I 2017.04.12 17:40:05

해외 투자 유치 위해 우클릭 기조 보여..안보·경제 등 보수진영 자극
재정 키워서 사람 및 성장기반에 투자.."살림 어렵다고 소극적 재정계획 안돼"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투자업체는 약 1만6000여개 입니다. 그 기업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한국기업입니다. 정부가 마땅히 지원해야 합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제 행보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기업을 “한국기업”이라고까지 칭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9%, 고용의 5.7%를 담당하고 있는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를 더욱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함께 발표한 ‘제이(J)노믹스’와 더불어, 내수 시장 파이를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투자유치·추경..경제 규모도 키운다

문 후보는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때입니다! 문재인-주한외국인경제단체와의 대화’ 간담회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하나하나 개선해 선진국 못지않은 투자 경영환경과 주한 투자가들의 안정적 생활환경을 만들겠다”며 외국인 기업을 상대로 적극적 투자를 당부했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에 베팅할 기회”라고도 말했을 정도로 외인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이는 국내 외국인 직접 투자 비율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외국인 직접투자 잔액의 GDP 대비 비율이 한국은 12.9%로 OECD 평균 35.6%의 3분의 1수준이다. 그마저도 2005년 12% 였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10년 넘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한국기업이 해외에 하는 직접투자 규모가 7배 늘어난 것에 비하자면 미약한 수준이다.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의 이 같은 당부에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주한 외국인 경제단체에서도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내비쳤다. 행사에는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회장 등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국 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외국경제단체 간담회에 참석,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인 제임스 김 한국지엠 대표이사(왼쪽),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임스 김 회장은 “다음 달에 미국상공회의소는 워싱턴 DC를 방문해 트럼프 정부 관계자와 의회 지도자를 만나 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향후 한미 파트너십에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한국) 대선 이후 몇주 후 방문이라는 점에서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방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궐위 이후 사실상 부재 중인 대미 외교라인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실라키스 회장 역시 “한국은 갈수록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며 “더 많은 투자가 유치되고 청년층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발표한 ‘경제부흥 2017’ 계획을 통해서 국가재정지출 증가율을 현행 3.5%에서 7%로 늘리고 추경을 통해 재정을 5년간 50조원 늘리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추경 시점을 대선 다음날인 “5월10일”이라고 직접 표현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양한 방법으로 재정을 크게 늘려서 사람 중심의 투자 및 성장기반 구축에 투자함으로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문 후보는 “살림이 어렵다고 소극적 재정계획을 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 OECD, IMF 등 국제기구의 권고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안보 이어 경제도 우클릭..확장성 전진 배치

문 후보의 이 같은 경제 정책은 지난 2015년 당대표 시절 지속적인 우클릭 기조를 가져오던 것과 유사하다. 전날 한반도 유사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안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한 것과 같은 선상인 것으로 해석된다. 안보와 경제 모두 보수적인 기조를 보이면서 선거 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의도다.

문 캠프 고위 관계자는 “더이상 선거가 적폐 청산의 프레임이 통하지 않게 변하고 있다”며 “적폐 청산보다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긍정적인 신호의 메시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문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후보 개헌 관련 의견청취 위한 헌법개정특위’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후보들에 대한 비교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으면서 피해갔다. 후보의 입을 통해 직접 나오는 메시지는 정책 등 긍정적인 내용만을 전파하겠다는 의지다.

문 후보는 J노믹스 발표에서는 “그간의 경제정책은 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는 것이 시작이었다. 순서를 바꿔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사람중심의 경제성장 구조로 바꾸겠다”고 했고 외국경제단체와의 만남에서도 “21세기 글로벌 환경변화에 맞게 새로운 질서, 새로운 체제,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고 기존 체제의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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