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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왕좌의 게임'···메리츠, 삼성 턱밑 추격

유은실 기자I 2024.02.22 19:13:07

1조8216억 vs 1조5748억···삼성, 연간 순익 왕좌 지켜
3·4분기 승자는 메리츠···격차 줄여 '사상 첫 1위' 기대감
장기 보장성 보험 격돌 예상···"CSM 관리" VS "MS 확대"

[이데일리 유은실 최정훈 기자] 메리츠화재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손해보험업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의 턱밑까지 쫓아갔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메리츠화재는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손보업계 1위를 차지하며 뒤집기를 시도했고, 삼성화재는 업계 최강자답게 누계 순익 왕좌를 지켰다. 이에 메리츠화재가 “2025년까지 순익 기준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지 약 2년 만에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2일 각 사 경영실적을 종합하면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별도 기준 순익이 1조 5748억원을 기록해 삼성화재(1조 8216억원)에 이어 연간 순익 기준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3분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순익이 각각 1조 6433억원, 1조 335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연간 순익 기준으로 그 격차가 500억원가량 더 줄어든 셈이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의 순익 격차를 좁힌 데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첫해 하반기 성적표가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화재의 4분기 순이익은 2787억원으로 삼성화재(1755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개별 분기 기준으로 순이익 첫 1위를 차지했던 2023년 3분기에 이어 두 번째 승리다.

반면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오던 삼성화재는 4분기 순익이 47%가량 깎이며 주춤했다. 장기보험에서 계절성 요인이 반영된 데다,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 적용 등 연말 가정 변경 효과로 보험 손익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4분기 기준 장기보험 손익은 전년 동기 30% 하락했고, 이 기간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손익을 30% 이상 끌어올렸다.

왼쪽부터 삼성화재 본사,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각 사)
결국 우수한 하반기 성적표 덕분에 메리츠화재는 국내 보험업계 5강 체제를 구축해왔던 DB손해보험(1조 5367억원), 현대해상(8057억원·순익구조 변경 공시 기준), KB손해보험(7529억원)을 넘어섰다. 사실상 삼성화재와 양강구도를 구축한 메리츠화재는 앞으로도 강점인 인(人)보험 등 ‘보장성보험’과 ‘투자손익’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손익 증가를 이끌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암 등 중대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 기법 발달에 따라 고객의 보장 수요가 지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해당 시장의 시장점유율(MS)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도 ‘초격차 실현’ 전략으로 맞대응할 전망이다. 특히 보험사 미래 수익성을 좌지우지하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증대’에 매진한다. CSM 관리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주력 시장인 건강보험 시장에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고 특히 유병자 시장에 대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 MS가 높은 ‘자동차보험’에서도 손해율 격차 유지와 사업비 효율화를 통해 손익 차별화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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