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벤츠의 오비이락?..'디젤게이트' 책임있는 사장 교체 논란

이승현 기자I 2020.05.11 17:05:41

'수사 대상' 실라키스 사장 8월 임기만료 인사 발표
출국 후 수사 회피 가능성 높아..'면죄부 인사' 의혹
과거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서도 유사한 사례있어
법조계, 출국금지 조치 요구.."의지 갖고 수사해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송승현 기자] ‘디젤게이트’에 휘말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가 한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을 교체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가 벤츠코리아를 배출가스 불법조작 혐의로 형사고발한 것과 관련해 현 사장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디젤게이트에 책임이 있는 실라키스 사장이 임기 만료를 핑계로 국내에서 수사를 받지 않고 출국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사법당국이 의지를 갖고 ‘출국금지’ 등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승승장구’하던 실라키스 사장 인사 발표 배경에 관심

벤츠코리아는 지난 1일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이 5년간 한국에서의 임기를 오는 8월 마치고 뵨 하우버 메르세데스-벤츠 스웨덴 및 덴마크 사장이 8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때만 해도 실라키스 사장이 한국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영전했다는 평이 많았다. 실라키스 사장는 9월 1일부터 메르세데스-벤츠 USA의 영업 및 제품을 총괄하게 됐기 때문이다. 2015년 벤츠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한 실라키스 사장은 바로 직후인 2016년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고 그후로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닷새 후인 6일 환경부가 벤츠코리아의 배출가스 불법조작 사실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환경부는 7일 벤츠코리아에 7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고발을 했다. 벤츠코리아가 형사 고발되면서 실라키스 사장과 관련 임직원들은 수사 대상이 됐다. 벤츠코리아의 배출가스 불법조작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이뤄진 것으로 이중 2015년 8월부터 2018년까지는 실라키스 사장의 임기 중에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실라스키 사장이 임기 만료를 이유로 외국으로 출국할 경우 수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또 불법행위가 밝혀져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형사 처벌을 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독일 본사가 실라키스 사장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를 갖고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게다가 8월 1일자 인사를 환경부 발표 직전인 1일에 발표한 것도 실라키스 사장에게 출국의 명분을 받들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도 있다. 사장 인사를 3개월 전에 발표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3개월 전에 인사를 발표하는 것은 독일 본사의 관례”라며 “실라키스 사장도 벤츠코리아 사장이 취임할 때 5월 인사 발표 후 8월 취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디젤게이트’ 폭스바겐코리아 전 사장, 獨 도피해 처벌 피해

이미 수입차업계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벤츠코리아와 같은 배출가스 불법조작 혐의를 받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요하네스 타머 전 사장은 지난 2017년 관련 재판 도중 독일로 출국해 재판에 응하지 않고 형사 처벌도 받지 않았다. 검찰에서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독일 정부가 소극적이면서 아직까지도 타머 전 사장의 국내 인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벌금 260억원를 선고 받았고 함께 기소된 박동훈 전 사장은 징역 2년, 인증 관련 부서 책임자였던 윤모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타머 사장이 정상적으로 재판을 받았다면 실형을 면키 어려웠을 것이란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실라키스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야 요구가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실라키스 사장이 8월 임기 만료 후에도 국내에 머물면서 재판에 성실히 참여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출국금지 조치나 외국 출국 후 범죄인 인도 조치 모두 사법당국의 의지가 걸린 문제인 만큼 사법당국이 의지를 갖고 수사에 나서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당사는 그 동안 환경부 조사에 적극 협조해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 협조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인사는 해당 건과 무관하며, 다임러 정기 인사에 따른 발표”라며 “더불어 추측성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드릴 수 없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