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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문제집 사고 교통카드 충전'..실종 고교생 죽음에 의문

최정희 기자I 2021.06.28 19:54:20

죽음 암시 문자나 유서 등은 발견 안돼
일부선 "쓸떼없는 억측 말라" 비난

엿새째 실종된 김휘성 군 마지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분당 서현고 3학년 김휘성 군이 실종된 지 일주일 만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다고 하지만 그가 죽기 전까지 문제집을 구입하고 버스 카드까지 충전했다는 점에서 경찰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28일 오전 6시 33분께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정문 인근 야산 산책로 인근에서 김 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측은 “외관상 몸에 상처 등이 없었고 여러 가지 다른 이유에서 타살로 의심할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군은 직접 구매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뒤집어쓴 채 반듯하게 누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CCTV 영상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김군은 실종 당일인 22일 오후 4시 40분쯤 하교한 후 편의점에 들러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극단적 선택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 봉투를 샀다. 이어 오후 5시 22분께 문제집 5권을 사고 서점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 새마을연수원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해당 시간 버스정류장을 거쳐 간 다른 버스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김군이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탄 뒤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군의 사망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극단적 선택을 앞둔 사람이 교통카드 충전하고 수능 도서를 구매하느냐”며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나 유서 등을 남기지 않은 것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섣부른 억측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건이 외부에 크게 알려진 만큼 고인의 명예를 실추하고 유족에게 더 큰 상처로 다가갈 수 있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경찰에선 일방적인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유족측에선 경찰에 김군의 사망 경위를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티즌 다수는 “쓸데없이 의혹을 제기하며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말고식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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