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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코스닥시장에도 볕 든다

유재희 기자I 2017.04.05 16:05:30

코스닥지수, 지난달 23일 이후 4%대↑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강세 당분간 지속"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장기간 부진을 거듭해 온 코스닥지수가 반격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초 600선 마저 무너지며 암울한 시기를 보냈지만 최근 상승 엔진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 강도 약화 및 단기급등 부담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5월 대선에 따른 정책 기대감과 가격 매력 등을 바탕으로 코스닥시장의 반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 코스닥, 지난달 23일 이후 4.1%↑…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0.75%, 4.68포인트 오른 630.1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15% 상승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8% 가까이 오르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2180선을 터치한 후 상승탄력이 둔화된 지난달 23일 이후 코스닥지수는 4.1%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9거래일 간 하락한 날은 이틀에 불과하다. 이 기간 코스피는 0.4% 하락했다.

수급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이후 나흘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고, 기관은 6거래일 연속 사고 있다. 순매수 규모는 각각 1970억원, 146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 연속 매도, 1340억원어치 팔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업종인 제약·바이오업종의 거품 해소, 삼성전자의 갤럭시 S8 판매로 IT부품주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 부각, 그동안 부진했던 홈쇼핑·게임업종 등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코스닥 시장에 대한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 당분간 지속될 것”

관건은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와의 주가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외국인 매수 강도 둔화로 코스피가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코스닥지수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오는 15일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후 원화가 단기적으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5년 7월 이후 소외된 움직임을 보였던 코스닥지수가 이달부터는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1분기엔 외국인 매수로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으나 상대지수(코스피/코스닥)의 하락 다이버전스가 발생해 코스닥시장 우위의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닥에 대한 기관 매도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 등을 고려할 때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거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 낙관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가격 매력이 커졌다는 점이다. 코스닥지수의 250일 이격도는 코스피보다 -11%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코스닥지수 평균 대비 상승률이 코스피보다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는 의미다. 수익률 키맞추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1분기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3년 이후 4분기 코스닥 순이익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IT와 산업재 섹터의 선전으로 흑자 전환했다”며 “올 1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코스피가 쉬어가는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 및 코스닥·중소형주에 대한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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