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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신흥 부호들이 억만장자 순위에서 재벌을 밀어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모바일 메신저 앱 카카오의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자산 118억달러)을 제치고 자산 129억달러로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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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 기업인들이 부자 순위에 편입되는 현상은 1조6000억달러 규모의 한국 경제가 새 성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그간 한국전쟁 잿더미에서 아시아 경제의 기적을 이루기까지 가족 중심의 재벌기업에 의존해 온 한국 경제가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신흥 재벌들 성장을 앞당겼다. 전자상거래와 엔터테인먼트, 생명공학 등 분야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돈은 이 분야 스타트업 자금 조달과 기업 공모, 기업 인수에 몰리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3조7700억원으로 지난 6개월 동안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신흥 부호들은 사회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어 사회 환원 의지가 더 강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치인들과 유착해 기업을 키워 온 기존 재벌들과 과연 얼마나 다를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김경환 성균관대 창업대학원 주임교수는 “부자 순위 변화는 한국에 긍정적”이라며 “신흥 부호들은 상속이 아니라 자수성가해 부를 일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젊은층에 희망을 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