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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당 '비당권파' 밤샘 회동…분당 움직임 빨라지나

조용석 기자I 2019.07.03 18:03:22

비당권파, 2일 오후 9시에 긴급회동 열고 대책 논의
제3지대 정당 창당 등 논의…탈당 가시화 조짐
비당권파 “이대로는 어렵단 공통인식…대책 논의”
정동영 “혁신위는 먼저 제안…제3지대 정당 실체없다”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지난 4월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민주평화당이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립이 선명해지는 가운데 비당권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비당권파가 조만간 탈당에 나설 경우, 총선을 겨냥한 야당발 정계개편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성엽 원내대표, 천정배, 장병완, 최경환 의원 등 비당권파 의원 10여명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만나 밤샘토론을 벌이며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단순한 대책 논의를 넘어 탈당 및 제3지대 정당 창당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당이 이대로는 어렵다는 공통된 인식을 확인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심야회동이 주목받은 것은 당일 오후 진행된 비당권파 4명과 정동영 당대표의 이른바 4+1 회동이 결렬된 직후 열렸기 때문이다. 당시 비당권파 대표로 참석한 박지원, 유성엽, 장병완, 천정배 의원 등은 정 대표에게 비상대책위 체제를 제안했으나 정 대표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 사실상 거절했다. 비당권파로서는 제안이 거절당했으니 탈당 구체적인 움직임을 고민하게 된 셈이다.

평화당은 정 대표가 최근 지명직 최고위원에 당권파로 분류되는 박주현 의원을 임명한 것을 계기로 당내 갈등이 뚜렷해졌다. 전남 의원이 주축이 된 비당권파는 정 대표가 지난해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이윤석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것을 촉구했으나, 정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또 비당권파와 관계가 두터운 대변인을 지난달 26일 예고 없이 교체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정치권에서는 10여명의 비당권파가 평화당을 떠나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할 것을 유력하게 본다. 유성엽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정 대표의 주장을 일축한 뒤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거론하기보다 실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가능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 지역구 의원 및 무소속 의원과 힘을 더해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돌려 말한 셈이다.

다만 비당권파 내부에서는 제3지대 정당에 대한 정치적 요구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하면 역풍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제3지대 정당이란 명분은 사라지고 배신자란 낙인만 찍힐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비당권파 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길 원하는 일부 의원들은 최대한 늦게 창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정 대표는 당의 변화를 위해 자신이 먼저 당 혁신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며, 박주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당헌에 따른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실체가 없는 제3지대 정당을 만들기보다는 때가 됐을 때 바른미래당과 당대당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비당권파와)계속 대화하며 당 개혁방안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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