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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상품 다양화…자산관리·주택조합 안정성 높인다”

이명철 기자I 2015.12.09 17:22:10

부양·상속 등 맞춤형 서비스로 신탁 활용 가능
지역주택조합에 부동산신탁 적용 방안도 논의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신탁상품 다양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조영호 코람코자산신탁 전무(단상 위)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명철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고령화·저출산에 대응하는 맞춤형 신탁서비스와 지역주택조합 사업 보완을 위한 부동산신탁 활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춘 다양한 신탁상품 출시를 위한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 건의도 나왔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9일 오후 여의도 협회 3층 불스홀에서 신탁상품 다양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영표 신영증권(001720) 변호사는 ‘신탁을 활용한 자산관리상품의 다양화를 위한 법제도적 개선점’을 주제로 부양·재산승계 등 맞춤형서비스가 가능한 신탁제도의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상속·유언이나 후견제도, 생명보험 등은 분쟁, 재산편취, 압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유언대용·후견지원·생명보험신탁 등 다양한 자산관리상품을 활용해 법제도적 문제점을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언대용 신탁 업무 흐름도,(이미지=신영증권)


유언대용은 위탁자가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생전에는 자산관리 역할을 하다가 사후 상속재산을 분배하거나 지속 관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2009년 사망한 팝가수 마이클 잭슨 역시 ‘패밀리 트러스트’를 통해 사후 재산을 분배했다. 특히 미성년인 자녀에게는 나이에 따라 재산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후견제도 보완을 위해 위탁자와 신탁사, 후견인이 함께 계약하는 후견지원신탁, 보험금을 운용하는 생명보험신탁 등도 소개됐다.

조영호 코람코자산신탁 전무는 ‘부동산신탁을 통한 주택조합사업 안정성 제고 방안’을 통해 최근 급증하는 지역주택조합 문제점 해소를 위한 부동산신탁 활용을 제안했다. 지역주택조합이란 일반 재건축·재개발보다 간소한 사업절차, 저렴한 분양가 등 장점이 있지만 토지확보의 어려움, 사업 불확실성과 불투명성 등 문제점도 상존하고 있다.

조합원 모집 관련 처분신탁 활용 업무 흐름도(예시).(이미지=코람코자산신탁)


조 전무는 “부동산 신탁사는 사업 초기 자문과 자금 관리를 맡고 이후 주택건설사업 전문성을 활용해 각종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시공사는 공사에만 전념이 가능하고 사업비 대여 등 금융지원 확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행법에는 조합의 신탁개발 허용 조항이 없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는 주요 제도개선 사항으로 △등록사업자에 준하는 사업계획승인 등 요건 인정 △조합에 토지신탁개발 허용 △처분신탁 시 조합원 모집 지원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발표 후에는 권종호 건국대 교수 사회로 전문가들이 자산관리상품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준봉 성균관대 교수는 “신탁제도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탁상품 다양화를 위한 제도 보완은 필수”라고 말했다. 최수정 서강대 교수는 “금융기관 주식 소유를 규제하고 신탁업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법 규정은 필요한 조치”라며 “신탁 구조나 특수성에 상응하지 않는 세법상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신탁 활성화를 위한 세제 조치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고령화에 따른 자산관리 수요 증가로 신탁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돼 역할 확대와 상품 다양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운용대상의 다양화를 위해 포괄적인 자산운용의 허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부동산신탁과 관련 “부동산시장 장기 하향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부동산 개발사업 영역 확대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신탁상품 다양화와 관련해 초기 수익률은 높지 않아도 장기 수익창출이 가능한 임대주택사업 진출도 고려할만 하다”고 조언했다. 또 박환용 가천대 교수는 “주택조합의 명확한 사업추진 주체가 없어 부동산신탁사가 어떤 자격으로 어느 정도까지 참여할 것인가가 문제”라면서도 “부동산 개발시장에서 전문성을 활용한다면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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