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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고교·대학서 '출석·학점' 특혜 의혹···교육당국 조사 박차

신하영 기자I 2016.10.26 16:44:35

이화여대 이어 출신 고교서도 출결 특혜 의혹 불거져
수업일수 3분의 1 출석하고도 승마협 공문 덕에 졸업
이대선 불공정 입학, 학칙 소급적용 여부 등 조사대상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에 참가한 학생들이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없이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현 정권 ‘비선실세’로 확인된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 씨(20)와 관련된 학점·출결 특혜 의혹에 대한 교육당국의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씨가 졸업한 고교는 서울시교육청이, 현재 재학 중인 이화여대(이대)에 대한 조사는 교육부가 맡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6일 “최근 최경희 이대 총장이 정유라 씨와 관련된 학사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다음 달 초순까지는 조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1일이 이대 측에 공문을 보내 약 3주간 사안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현재 이대에 대한 교육부 조사는 입시와 학사,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 중이다. 정 씨가 입학할 당시 체육특기자 전형에 ‘승마’ 종목이 신설됐고, 유일하게 정 씨가 합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느냐가 조사의 초점이다. 입학 서류마감 후 정씨가 받은 아시안게임 입상실적이 입시에 반영됐는지의 여부도 조사 중이다.

학사 부문에서는 이대가 학칙까지 바꿔가며 정 씨에게 학점을 부여했느냐가 관건이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이대로부터 제출받은 학적 자료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1학기 6개 과목을 수강하면서 출석을 거의 하지 않고도 C학점 이상을 받았다. 정 씨의 1학기 평점은 2.27점, 계절학기 평점은 이보다 높은 3.30점이다.

앞서 정 씨는 지난 학기까지만 해도 평점 0.11점으로 제적 위기에 몰렸었다. 이어 학기 중이었던 지난 4월 최순실 씨와 정씨가 함께 학교를 방문했고 지도교수 교체와 학칙 개정이 이뤄졌다. 학칙 개정이 이뤄진 시점은 지난 6월이다. 이대는 체육특기자의 경우 국제대회나 훈련·연수 등에 참가한 경우 출석 인정이 가능하도록 학칙을 바꿨다. 이어 이를 3월부터 소급 적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평점 0.11로 제적 위기에 몰린 학생이 학칙 개정 후 성적이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다.

정 씨가 졸업했던 서울 강남구 청담고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정 씨는 고교 3학년 때 총 수업일수 193일 중 131일을 결석했음에도 대한승마협회 공문 덕분에 모두 ‘공결(공적인 사유에 따른 결석)’ 처리됐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2를 출석해야만 수료 또는 졸업이 가능하다. 정 씨는 3분의 1만 출석하고도 고교를 무사히 졸업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5일 정 씨가 졸업한 청담고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와 학교운동부 담당 장학사 등이 현장에 나가 정 씨의 출석인정 사유와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정 씨의 3학년 출결사항을 비롯해 1·2학년까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담고에 대한 조사는 27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조사 진척여부에 따라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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