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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노출 독감 백신 48만명분 수거…예방접종 12일 재개(종합)

함정선 기자I 2020.10.06 17:57:20

질병청·식약처, 상온 노출 의심 백신 품질검사 결과 발표
효과 이상 없고 안정성 문제도 없는 것으로 결론
백신 효력 영향 우려 있는 백신은 수거하고 12일 접종 재개
상온 노출된 백신도 544건 접종…국민 우려 지속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부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백신에 대한 품질 검사를 마치고 이르면 12일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질검사 결과 일부 물량을 제외하고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접종이 재개되면 현재 접종이 가능한 12세 이하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13~18세 청소년과 임신부 등도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신성약품과 컨소시엄 업체인 디엘팜이 유통한 백신 539만도즈(539만명분) 중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일부 물량만을 뽑아 품질 검사를 진행했고, 실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된 백신도 7개 지역에서 544건이 접종된 것으로 확인돼 국가 독감 예방 접종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품질 검사 결과 “효과 이상 없고 안정성 문제 없어”

질병관리청과 식약처는 독감 백신 유통조사와 품질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친 결과 배송 운송과정에서 노출된 정도와 시간을 고려할 때 백신의 품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품질검사는 백신 효과를 확인하는 항원단밸질 함량시험과 안정성을 확인하는 발열반응시험 등 총 79개 항목으로 진행됐다.

식약처는 상온 노출 의심 제품을 5개 지역에서 2품목 750도즈를 수거해 국가출하승인 전 항목을 검사했으며 전 항목에 적합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식약처는 추가로 품질 변화가 우려되는 제품을 9개 지역에서 3품목 1350도즈를 수거해 검사했고 역시 무균시험을 제외한 모든 시험항목에 모두 적합했다고 밝혔다. 무균검사는 열에 의해 품질 변화를 일으키지 않아 생략했다는 설명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백신 효력에 영향 줄 우려 있는 백신 48만 도즈 수거 결정

다만, 질병청과 식약처는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은 수거를 결정했다.

운송 과정에서 호남지역으로 이동한 일부 11톤 차량이 야외 주차장 바닥에 백신을 내려두고 1톤 차량으로 배분한 것으로 확인된 17만 도즈와 적정 온도인 ‘2~8℃’를 벗어난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조사된 2000도즈, 개별 운송되며 온도 확인이 되지 않은 물량 3만 도즈 등 총 48만 도즈가 대상이다.

이 중 0℃ 미만 조건에 노출된 것이 확인된 27만 도즈도 수거 대상에 포함됐다. 독감 백신은 동결될 경우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상온 노출 백신도 544건 접종…접종 재개해도 국민 불신 이어질 듯

정부가 12일부터 독감 예방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나 백신 유통과 일선 의료기관에서의 관리에 대한 불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질병청은 상온 노출 의심 백신이 현장에서 접종될 일이 없을것이라고 밝혔으나 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21일부터 사업이 중단된 이후 일주일 뒤인 29일까지 3000건이 넘게 접종됐기 때문이다.

특히 실제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 백신도 7개 지역에서 554건이 접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상온 노출 백신을 접종하고 이상반응을 나타낸 사례도 3건이 보고된 상황이다. 질병청은 현재 이상반응을 보인 접종자들의 증상이 모두 호전됐다고 밝혔으나 국민의 불안은 여전하다.

정부가 이번 백신 상온 노출 문제를 계기로 유통 과정을 점검한다고 해도 일선 의료 기관에서 무료 백신과 유료 백신을 혼용해 사용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앞으로 독감 국가 예방접종사업이 더 안전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접종기관 안전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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