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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최대실적에 힘 받았나…돈 푸는 화학업계

성문재 기자I 2016.03.16 19:29:02

LG·롯데·한화 '빅3'는 규모 키우고 신사업 모색
SK·코오롱은 기존사업 성장 위해 외국계와 합작

[이데일리 성문재 최선 기자] 화학업계에 본격적인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 스타일도 각기 다르다. LG·롯데·한화 등 국내 화학 빅3는 자체 기술력을 앞세워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반면 SK·코오롱 등은 글로벌 화학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올해도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낸 지난해 못지않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138490)은 지난 15일 세계적인 화학회사 바스프와 폴리옥시메틸렌(POM) 생산 합작사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POM은 자동차 및 건설 산업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한 종류다.

양사는 각각 5000만달러(약 595억원)를 투자해 합작사 지분을 절반씩 나눠갖고 코오롱플라스틱 김천공장에 연산 7만메트릭톤의 POM 생산시설을 신축한다. 오는 2018년 하반기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코오롱플라스틱 김천공장의 기존 생산량까지 총 15만메트릭톤의 POM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POM 생산단지로 거듭난다.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 대표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만들 것”이라며 “바스프와의 협력 기회를 넓혀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화프로필렌(PO) 울산 공장 증설을 계획중인 SKC(011790) 역시 독일 바스프, 벨기에 솔베이와 합작 협상을 진행중이다. 올 상반기 안에는 이를 확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합작을 통한 증설 규모는 연간 30만~40만t, 투자비용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C는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PO를 생산하고 있어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바스프, 솔베이와 합작할 경우 생산 효율성 향상과 최신 기술 도입,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스프 입장에서도 한국 화학회사와의 합작은 장점이 많다. 바스프 관계자는 “한국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가 조성돼 있어 사업을 펼치기에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며 “물류의 허브로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고, 다른 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다수 체결돼 있어 안정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화학 빅3로 꼽히는 LG·롯데·한화는 외국계와의 합작보다는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사업 포트폴리오·규모 확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LG화학(051910)은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 물,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살펴보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삼성그룹에서 인수한 롯데정밀화학을 통해 정밀화학 분야에 새로 진출했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달초에는 삼성전자 출신 재무관리 전문가 옥경석 사장을 영입해 태양광 산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LG화학은 올해 시설투자(CAPEX)로 전년대비 3.3% 증가한 1조78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400억원을 투자해 수처리RO필터 2호라인을 증설하며 작물보호제, 종자 등 농수산업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M&A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18년까지 북미지역 에탄크래커(ECC) 합작법인 및 에틸렌글리콜(EG) 설비투자에 2조9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올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국내 2조8000억원, 해외에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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