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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유 해상수출 8개월래 최저…직격탄 맞은 유럽

김혜미 기자I 2022.03.28 18:12:03

3월21일 기준 러시아산 해상수출 213.9만배럴
IEA, 수십년만에 최악의 에너지 공급위기 경고
러시아 의존 높은 유럽 타격 가시화…운전 자제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출이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넘어서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관련 정보업체 케플러를 인용, 지난주(3월21일 기준)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출 규모가 하루 213만9000배럴로 근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주간 원유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던 것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원유는 보통 계약이 체결되면 수출되기까지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루크오일 소유 불가리아 원유 정제시설. 사진 AFP
UBS는 하루 약 200만배럴, 러시아 생산량의 약 4분의 1 가량이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으로, 전쟁 이전에는 전세계 원유 및 석유제품 공급의 7.5%를 차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다음 달이면 러시아산 원유 공급 감소 규모가 300만배럴까지 확대돼 수십년 만에 최악의 에너지 공급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출 감소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글로벌 정유사들과 거래소들이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보이콧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작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이전보다 낮아졌는데, 보이콧 이후로 전체 원유 공급이 줄어들며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석유 생산사인 루코일은 지난주 러시아산 원유를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31달러 낮게 판매했는데 이는 2주 전 격차인 28달러보다 더 할인된 것이다.

반면 지난주 브렌트유 벤치마크 가격은 배럴당 약 117달러로 전주대비 9% 상승했다. 지오바니 스타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산 원유와 제품 모두 공급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이같은 상황이 심해진다면 가격은 훨씬 더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출 감소는 유럽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FGE에 따르면 유럽은 하루 약 76만배럴의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위기에 처해있다. 프랑스석유산업협회(UFIP)에 따르면 프랑스의 지난해 경유 수입량 2500만톤 가운데 4분의 1이 러시아산이었다. 2020년 기준 영국은 전체 연간 경유 수입량의 18%를, 독일은 30%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했다. 유럽에서는 개인 운전자들이 경유값 급등으로 운전을 자제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유가 급등은 유럽 내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며 특히 유럽의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킬 전망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2.6%로 낮췄다. 유럽 경제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의 절반인 1.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에서 2.4%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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