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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클라우드 국산화 포문 연 KT..네이버, NHN도 동참

김현아 기자I 2019.08.06 18:08:42

지난해 AWS 사고..금융권 규제 완화로 안정성 더 큰 관심
국내 기업에 기회..선점 나선 국내 기업들
KT, 국내 최초 목동 IDC 2센터에 금융 전용 클라우드 오픈
네이버도 이달 중 여의도에 전용 존 오픈.
NHN은 KB금융 6개 계열사 사업 수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해 11월 22일 오전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장애를 일으켜 코인원, 업비트, 고팍스, 비트소닉, 코인레일 등 AWS를 썼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법인이 주로 마케팅 역할만 해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다. AWS는 세계 최고의 클라우드 다양성과 품질을 자랑하지만 사고 시 신속 대응에는 한계를 보인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종류. 이동훈 기자
올해 1월부터 금융위원회가 금융권의 개인신용정보와 고유식별정보도 외부 전산 자원을 빌려 쓰는 클라우드로 구동할 수 있게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완화하면서 금융 클라우드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KT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NHN 등 국내 기업들의 진입이 숨가쁘다.

이들이 금융 특화 클라우드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AWS나 MS 등 외국 회사들과 달리, 금융당국의 금융 추가 보호조치 기준을 따르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금융보안원은 금융 클라우드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총 9개 항목, 32개 조치사항에 달하는 추가 보호조치를 지키도록 의무화했다. 국내든 해외든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금융권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클라우드센터 현장 실사를 받아야 하고, 관리 시스템이 국내에 있어야 하며, 탭 장비(금보원이 꽂아 이상유무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를 달아야 하는데 본사 지침을 따르는 글로벌 회사들은 맞추기 어렵다. KT, NBP, NHN 등은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보안 기준에 맞추기 전에 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인터넷환경에서 떠다니는 구름처럼 고정된 하드웨어에 구애받지 않고 소프트웨어 환경을 이용해 어디서든지 자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저장방식이다.
◇KT, 국내 최초 금융 전용 클라우드 존 오픈

포문을 연 곳은 KT다. KT는 지난 1일 국내 최초로 목동 인터넷데이터센터(IDC) 2센터에 금융 전용 클라우드 존을 오픈했다. 국내 1호로 금융 클라우드 안정성 심사를 통과한 KEB 하나은행 GLN(Global Loyalty Network)플랫폼을 한 달 동안 컨설팅해 구축하면서 노하우를 쌓았다.

김주성 KT 클라우드사업 담당 상무는 “이번에 만든 금융전용 클라우드존은 금융 고객사 전산실의 차세대 시스템 고도화와 금융전용존을 커넥트 허브로 연결해 하이브리드 형태로 지원하고,전용선 대비 4분의 1수준의 회선 비용에 유연한 확장, 여기에 금보원 통합보안관제와 글로벌 보안 인증, 전문컨설팅에 규제기관 수검까지 지원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KT 목동 IDC 2센터에는 이미 KEB 하나은행 GLN(Global Loyalty Network) 플랫폼외에도,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조만간 부산 A은행의 핀테크 시스템도 들어올 예정이다.

▲KT IT기획실 인프라서비스단 Cloud사업담당 김주성 상무가 6일 오전 목동 IDC 2센터에서 금융 전용 클라우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네이버도 조만간 여의도에 전용 존 오픈..NHN은 KB금융 수주

KT가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클라우드 결합을 강조한다면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강조한다.

NBP는 클라우드 관련 보안 인증을 국내 최다로 획득하고, 미국 CSA(Cloud Security Alliance) 스타 골드 등급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는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올해 초 코스콤(대표 정지석)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 구축을 체결하고, 이달 중 여의도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 및 ‘금융 클라우드 존’을 오픈한다.

NHN역시 토스트(TOAST)라는 브랜드로 금융권 시장을 공략 중이다. TOAST는 2015년 대외 서비스를 시작한 뒤 연평균 100%의 매출성장을 기록 중인데, 올해에는 금융과 쇼핑 중심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KB금융 6개 계열사(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국민카드·KB캐피탈·KB저축은행)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토스트 시큐어’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막 열리는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 KT와 네이버, NHN 등 국내 기업끼리 과열경쟁하진 않을까. 김 상무는 “네이버와는 경쟁 관계라기 보다는 서로 상생하는 관계”라면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사업을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함께 구축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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