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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수급난 장기화' …현대차·기아, 4월도 마이너스 성적표

송승현 기자I 2022.05.02 17:31:39

4월 글로벌 車판매량 54만7326대…전년比 9.2%↓
車반도체·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난 재차 악화탓
"반도체 수급난 완화 조짐에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차량용 반도체와 각종 원자재 수급난이 길어지면서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의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실적 반등 후 2개월 연속 부진

2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4월 글로벌시장에서 총 54만7326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한 해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 감소세를 겪다가 지난 2월 실적 반등한 이후 2개월 연속 부진한 성적표다.

현대차와 기아가 2개월 연속 판매 침체를 기록한 것은 재차 악화한 자동차 부품 수급난 탓이다. 완성차업계는 애초 올해 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핵심으로 꼽히는 네온과 팔라듐 등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면서 각 도시에 봉쇄령을 내린 것도 부품 수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동차 각 부문에 전자장치들을 연결하는 전선 와이어링 하네스(배선 뭉치)와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 등의 핵심 부품들이 생산된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령을 내리자 부품 조달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울산2공장에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GV60·70·80 등의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 내수(국내)와 해외 판매에서 모두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양사의 내수 판매는 10만95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5만9415대로 전년대비 15.4% 감소했고 기아도 5만95대로 전년대비 2.0% 줄었다. 다만 기아가 지난해 4월 이후 12개월 만에 내수 판매 5만대를 회복한 것은 위안거리다. 현대차와 기아의 해외 판매는 총 43만7816대로 전년대비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내수 판매 전월대비 11.8% 증가…실적 개선 기대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차량용 반도체 이슈가 올해 하반기에도 생산 차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 2분기에 들어오면서 완화되는 부분이 있다. 이달 초와 이달 말을 비교해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갈수록 완화되는 측면이 있어 올해 하반기에는 계획된 생산 물량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3월과 비교해 4월 판매량이 내수에서 큰 폭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4월 내수 판매는 10만9510대로 전월(9만7949대) 대비 11.8% 증가했다. 비록 같은 기간 해외 판매는 전월 대비 6.2% 감소했지만 지난 해 줄곧 내수가 해외 판매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에도 여전히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판매가 부진했다”며 “하지만 기아가 1년 만에 내수 판매 5만대를 돌파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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