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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0회 정보보호의 날 행사가 풍성한 잔치 되려면

이후섭 기자I 2020.07.08 17:11:19

코로나19가 야기한 비대면 사회 전환…새로운 기회로 작용 기대
국내 보안산업 글로벌 선두권에 한참 뒤져…투자확대, 인식제고 필요
정부, 보안 인증체계 정비 시급…업계도 통합 솔루션 개발 노력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 서면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지난해에는 10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던 행사지만, 올해는 행사가 시작됐어도 스태프를 제외하고 고작 10여 명의 사람들만 흩어져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광경이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중계로 대체하면서 행사의 느낌이 살지 않게 됐다.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고 정보보호 생활화를 널리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를 반감시킨 코로나19가 야속하기만 하다.

다만 코로나19는 정보보호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다. 비대면 문화가 급속히 퍼지면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사이버 공격이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정보보안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스마트폰 해킹, 부정결제 이슈 등 언제 내가 해커들의 먹잇감으로 노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보기술(IT)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지만, 국내 정보보안 산업은 글로벌 선두권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공분야에서 정보화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4%로 미국(19.9%)과 2배 이상 차이 나고, 기술 경쟁력도 미국을 100이라 하면 한국은 90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뒤처져 있다. 국내 보안산업은 중소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시장 규모를 넓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매년 1500~2000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2차 정보보호산업 진흥계획 발표를 통해 5년내 매출 규모를 20조원으로 2배가량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국내에서 신시장을 창출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수출 증대가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이다. 글로벌 IT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인식 제고, 규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

특히 업계에서는 인증체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클라우드 보안 인증도 마련해야 하며, 국내 인증을 브랜드화해 해외진출 시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더이상 단품 솔루션에 머물러 있지 말고 융합보안 등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초라한 행사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10주년을 맞아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정보보호의 날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는 진흥계획을 일정에 맞춰 철저히 이행하고, 업계도 적극 협력해 기술개발 및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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