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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 "시흥캠 반대학생 명단 발견"…사찰의혹 제기

고준혁 기자I 2016.10.12 16:56:52

'사회주의변혁연대' 문건에 학생 10여 명 개인정보 담겨
총장 "피켓팅한 단체라 알아보라 했다" 사찰의혹 부인
시흥캠 설립 철회·사과 요구 등 거절

12일 오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본교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는 서울 관악구 본교 행정관 앞과 건물에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촉구하며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는 서울대 학생들이 “총장실에서 캠퍼스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명단이 적힌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발견됐다”며 학교 측에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12일 오후 2시부터 성낙인 총장을 본관으로 불러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문제와 관련해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간담회에서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적힌 이 명단이 무엇이냐”고 성 총장에게 따져 물었다. ‘사회주의변혁연대’라고 쓰인 해당 문건엔 학생 10여 명의 이름·학번·학과·경력·지도교수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해당 명단을 확인한 결과 실제 사회주의변혁연대에 소속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뒤섞여 있으며 명단에 등장한 이들은 모두 시흥캠퍼스 설립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명단에 오른 학생들의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성 총장은 “이사회 등에서 피켓팅을 한 게 사회주의변혁연대라고 하기에 어떤 단체인지 알아보라고 했다”며 “학내에서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이 누군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성 총장은 또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었다니 그 학생들에게는 유감을 표한다”며 “궁금해서 그런 것이지 절대 사찰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성 중인 한 학생은 “학생자치를 탄압하는 명백한 정치적 사찰 행위”라며 “일부 언론에서 ‘점거 농성이 운동권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이 같은 맥락을 이용해 우리에게 운동권 이미지를 덮어씌우려는 시도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성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추진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성 총장은 “시흥캠퍼스를 혼자만의 결정으로 철회할 순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미 총학생회장은 “(시흥캠퍼스)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학교 측의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1층에 성낙인 총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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