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文대통령-시진핑 ‘긴장 속’ 첫 만남..‘상하이샐비지 극찬’에 ‘분위기 반전’(종합)

김영환 기자I 2017.07.06 18:55:47

시 주석·문대통령 각각 2분, 5분 늦게 도착, 한때 기싸움
“시 주석 상하이셀비지에 독려” 文대통령 발언에 시진핑 고개 끄덕
“중국과 관계 중요..北 비핵화 위해 중요한 협력관계
시 주석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 미뤄내” 文대통령 자서전 인용하며 인사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베를린=이데일리 김성곤 김영환 기자] 독일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치러진 한중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 중국과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한미 공조’를 확인한 문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낼지는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여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국시간 6일 오후 4시 시작된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회담은 시작부터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 1층 회의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서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나 메르켈 독일 총리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것과 상반된 첫인상이었다.

회담 시작 시간을 양국 정상이 모두 맞추지 못하면서 기싸움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시 주석이 예정된 오전 9시보다 2분여 늦게 도착했고 문 대통령은 그보다 3분 늦은 9시5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보다 앞서서는 회담 모두발언 공개를 두고 중국 측이 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취재진의 2분 후에 퇴장을 임의로 정해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우리 측이 대통령 발언 도중 퇴장은 불가하다고 맞서 발언 종료 후 퇴장으로 정리되긴 했지만 중국 측은 끊임없는 기싸움을 확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나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상하이샐비지가 초인적 노력으로 세계에서 유래없이 가장 빠르게 무사인양했다”는 말을 꺼내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문 대통령은 “이 사안은 우리 언론이 있는데서 말하고 싶다”고 특히 강조하면서 “ 중국 국영 기업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선박을 무사 인양했다. 상하이샐비지의 노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국민 사이에는 제대로 알지 못해 불만도 많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상하이샐비지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중국 측 참석 인원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동조했다. 시 주석 역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상하이샐비지’ 언급이 굳어진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크게 일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 작업이 정말 어려웠는데 상하이샐비지가 초인적 노력으로 같은 급 선박 가운데 세계에서 유래없이 가장 빠르게 무사인양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한 상황에는 시 주석이 상하이샐비지에 직접 독려도 해준 것으로 안다”고도 밝혔다.

이어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한국 국민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시 주석은 물론 배석한 왕이 외교부장 역시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강하게 긍정했다.

문 대통령은 ‘상하이샐비지’ 언급에 앞서 “대통령 취임 후 시 주석이 축하전화를 했다. 그리고 우리는 중국 일대일로 포럼에 대표단을 보냈고 시 주석께 저의 특사를 친서를 휴대시켜 보냈다”고 당선 이후 시 주석과의 인연을 밝히자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시 주석의 표정이 점차 누그러졌다.

문 대통령은 “AIIB 총회에 제가 직접 참석했다. 이렇게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직접 뵙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중국과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중은 경제문제 뿐 아니라 북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위해 대단히 중요한 협력관계가 있다”고 중국과의 인연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침 올해가 한중수교25주년이 되는 해”라며 “이런 계기를 맞아 한중관계를 실질적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도 했다.

앞서 시 주석이 “문 대통령은 중국 국민에게 낯설지 않다. 자서전에서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을 인용했다”며 “문 대통령께서 큰 정치적 소신을 밝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 대통령이 당선되신 후 바로 통화해서 공통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말했다”면서 의례적인 인사를 건넨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은 특사단을 파견해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시켰고 저에게 큰 지지 보내줬다. 또 이해찬 대통령 특사를 중국에 보내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중한관계 개선발전의 민감한 사안에 대한 제 의지를 높이 평가해주셨다”며 “이 기회를 빌어 중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 ‘적폐 1호’ 지목된 석유公 사장 “적폐 노조 반성해야”(종합) - 靑, 임기만료 공공기관장 대상으로 순차적 인사 예정 - "朴정부 적폐 기관장 나가라"..노조판 '블랙리스트' 후폭풍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