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어느 때보다 현실 녹록지 않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27일 사장단 인사를 한 뒤 임원 인사, 조직 개편 등을 순차적으로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초부터 퇴임 임원들에 대한 통보가 이뤄졌고, 인사안 확정 이후 발표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말부터 퇴임 임원 통보 소문이 도는 등 삼성 내부는 최근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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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단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일주일가량 앞당겨 11월 말 단행했고, 올해 역시 선제적인 미래 준비를 위해 시기를 소폭 앞당겼다. 지난해에는 11월 27일 사장단 인사, 11월 29일 임원 인사를 각각 실시했다.
올해 삼성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재계의 관심이 높다. 이재용 회장이 언급한 대로 삼성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사법 리스크 같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 사업 경쟁력으로 인해 위기론이 불거진 것은 창사 이래 사실상 처음이다. 이 회장은 전날 경영권 불법 승계의혹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각계에서 나온 삼성 위기론에 대해 처음 입을 뗐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지금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지 않다”며 “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중심으로 쇄신 인사 나설듯
이에 따라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대대적인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인사를 통한 메시지’ 다시 한 번 천명할 게 유력하다. 재계가 주목하는 것은 삼성전자, 특히 반도체(DS)부문의 인사 폭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장 승진 2명,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소폭 인사를 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보다 큰 폭의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원포인트’로 취임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키를 잡고 DS부문 주요 사업부장들을 중심으로 교체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 아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부사장급 역시 칼바람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DX)부문은 DS부문과는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이 유임해 DX부문을 이끌 가능성이 큰 가운데 DX부문 내 조직 개편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함께 겸임하고 있는 생활가전(DA)사업부장의 신규 선임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사업지원TF의 역할 변화 등도 재계의 관심이 높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등이 인사를 통해 ‘트럼프 2기’ 대비책을 어떻게 내놓을지 역시 관전 포인트”라며 “관세, 보조금 등 트럼프 2기의 정책 변화는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했다.
전체 임원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게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을 승진시켰다. 전년(187명) 대비 20% 넘게 줄였다. 삼성전자는 2020년대 들어 임원 승진 수를 줄이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달 중순께 글로벌전략회의를 통해 내년 사업계획을 점검한다. 트럼프 2기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책 등을 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