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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마친 이씨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룸살롱 접대를 몇 차례나 받았냐는 질문에 “면목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여권의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찾아와 ‘와이(Y)를 치고 우릴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 경찰과도 조율이 다 됐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저는 안 하겠다, 못하겠다 했더니,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며 “윤 총장이 정치 참여한 그날이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건 정치 공작”이라고 짤막하게 말하고 빠져나갔다.
앞서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이었던 이씨는 지난달 20일 약 10일 만에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경찰은 김씨를 포함 이씨와 현직 이모 부부장검사·전 포항남부경찰서장 배모 총경·종편 앵커 엄모씨·언론인 2명 등 총 7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오전 김씨로부터 고급 시계, 수산물 등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의혹으로 이 부부장검사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사건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김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받은 의혹과 관련 박 전 특검이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공직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유권해석을 지난주 초 국민권익위원회에 요청했다.
2016년 6월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돼 그해 11월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씨는 출소 후 교도소 수감 당시 알고 지내던 언론인 송모(59)씨를 통해 정계 유명인사 등을 소개받고, 친분을 쌓기 위해 이들에게 금품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이씨도 김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씨는 자신을 재력가로 소개하고 유명인사와 인맥을 과시함으로써 ‘선동(船凍) 오징어 사업’ 명목으로 투자 사기를 벌였다. 그는 2018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7명으로부터 11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