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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병사가 훔친 ‘에어팟’ 때문에 부대 이동 경로 ‘생중계’

이현정 기자I 2022.04.19 18:29:30

우크라 시민, 러시아 병사에 에어팟 약탈당해
러군 퇴각 후 ''나의 찾기'' 앱으로 에어팟 위치 추적
인스타그램 계정에 러 부대 위치 실시간 공개돼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러시아의 한 병사가 우크라이나 가정집에서 훔친 무선이어폰 때문에 러시아 부대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비탈리 세메네츠가 공개한 에어팟의 위치. (사진=비탈리 세메네츠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1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7km 떨어진 호스토멜에 거주하는 시민 비탈리 세메네츠가 도둑맞은 ‘에어팟’을 이용해 러시아 부대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고 보도했다. 에어팟은 애플의 무선이어폰이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점령에 박차를 가하던 당시 세메네츠는 호스트멜에 침입한 한 병사에게 에어팟을 약탈당했다. 지난달 말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지역에서 물러나자 세메네츠는 애플사의 분실 기기 추적 기능인 ‘나의 찾기(My Find)’ 앱을 켰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분실 기기가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곳에 있거나 다른 기기와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거리에 있을 때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세메네츠의 에어팟의 위치는 벨라루스 고멜시 근방에서 포착됐다가 지난주에는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지역 공격을 위해 병력을 결집한 러시아 벨고로드시로 옮겨갔다.

세메네츠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기술 덕분에 나는 내 에어팟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밝히며 이 경로를 공개했다.

한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가정집을 약탈하고 있다는 의혹이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러시아군이 세탁기, 노트북과 스쿠터 등 값비싼 물건을 훔쳐 러시아로 이송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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