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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오프라인 점포에서 얻었던 성공 경험은 모두 버리겠다”면서 “현재 여러 자회사가 운영 중인 인터넷 쇼핑 사업을 일원화하고 다양한 상품을 롯데 매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롯데쇼핑이 1조원대 분기 적자 사실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 전반이 위축되는 위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강력한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 유통채널 강화…쿠팡, 경쟁상대 아냐
현재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지휘 아래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20 운영전략’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700여개 매장 중 200여개를 3~5년 내에 폐점할 예정이다. 또한 백화점, 마트 등으로 나뉘었던 유통 부문을 묶어 1인 대표 체제로 전환해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토록 했다.
이달 말에는 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도 론칭하며 온라인 유통 채널 경쟁에 본격 돌입한다. 앞서 롯데그룹은 온라인 중심의 경영을 위해 지난 1월 임원인사 때 임원진 40%를 전면 교체하기도 했다. 디지털화를 강조해도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고 신 회장은 설명했다.
다만 신 회장은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에 방점을 두면서도 차별화는 분명히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쿠팡을 예로 들어 “매년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도 주주(소프트뱅크)로부터 보전 받는 기업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채널 역량을 높이되 현재 진행 중인 무분별한 출혈 경쟁에 합류하진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온의 경우 백화점, 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의 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통합 온라인몰의 성격은 물론 개인, 법인 사업자들도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마켓의 특성까지 갖춘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온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 될 지 지금 단계에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온라인 채널 측면에서는 기업 M&A를 고려하기보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롯데그룹만의 플랫폼을 안착시키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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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화학, M&A와 선진국 투자로 새 성장 동력 마련
신 회장은 각각 11조원과 16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호텔과 석유화학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우선 공격적인 M&A로 외형 확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M&A 등을 포함해 5년 내에 호텔 전체 객실을 현재의 2배인 3만개로 늘릴 것”이라면서 호텔 부문의 성장 전략을 언급했다. 이어 “화학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글로벌 사업을 하지 않는 일본 기업이 많다”면서 일본 기업과의 M&A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되면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선진국 사업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신 회장은 “오는 6월에는 미국 시애틀에 신규 호텔을 열고, 수 년 내에 영국과 도쿄에도 신규 호텔을 개점할 것”이라며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에틸렌 공장에도 올해 약 1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100만톤(t)에서 140만t으로 40%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경영권에 대해선 이제 완전히 문제가 없다”면서 “한국에선 2011년부터 내가 회장에 취임해 현재는 일본·한국 롯데 모두 내가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초기만 하더라도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는 등 영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 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2015년부터 4년 넘게 이어지다가 신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소원했던 두 사람은 지난 1월 19일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빈소에서 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