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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지지율, 여권 다른 후보에게로?
여야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유엔 사무총장 재직 당시 꾸준히 박근혜 대통령, 혹은 친박계와 선이 닿던 반 전 총장이 여권 지지자들의 표심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반 전 총장을 향한 지지가 다른 여권 주자에게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이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자는 대선 출마 여부에 확답을 하지 않은 황 권한대행이다. 출마나 불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도 않았지만 황 권한대행은 꾸준히 지지율이 오르면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눈 앞에 뒀다. 특히 TK 지역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 새누리당 내 반 전 총장의 대항마로도 거론돼 왔다. 설을 지나며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나오는 것도 그 권한을 대리 행사하고 있는 황 대행의 뒤를 밀어주고 있다.
다른 여권후보들도 반사이익이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이나 제3지대도 눈여겨뒀던 만큼 바른정당 소속의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지층을 끌어올 수 있으리라는 해석이다.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이 한 쪽으로 모두 몰려가지 않는 이상 여권 주자들이 골고루 지지율을 나눌 공산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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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의당은 기회가 왔다는 분위기다. 대선 구도가 문재인 대 반문재인 구도로 펼쳐진 가운데, 결국 반 총장의 중도 포기로 국민의당이 대안세력으로 분명한 입지를 굳혔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4.13 총선 당시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한 표심이 민주당 대신 국민의당으로 향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국민의당은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정당득표율 26.74%로 민주당을 제치고 2위에 오른 바 있다. 반 전 총장이 갖는 중도보수의 이미지가 국민의당 대표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겹쳐 이득을 볼 수 있으리란 분석도 따른다.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대안을 잘 만들면, 집권가능한 당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권 심판 선거라는 점에서 황교안 권한대행 또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세론 굳히기?
문 전 대표는 여권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반 전 총장을 3주 안에 공략하면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반 전 총장이 귀국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엇비슷한 지지율로 치열한 다툼을 벌이던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반토막 나는 동안 30%가 넘는 지지율로 고공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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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소식에 “향후 구도 부분은 저인들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정권교체를 하고자 하는 후보와 정권연장을 하고자하는 후보의 대결이 될 텐데 그 대결에서 우리 국민들의 압도적인 민심이 정권교체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으로는 대선 출마 이후 탄력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표심이 이동할 여지도 있다. 안 지사와 반 전 총장은 모두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고 충청권을 대표했다. 최근 두 자릿수 지지율을 앞둔 안 지사가 반 전 총장의 충청권 표를 흡수한다면 당내 2위권 다툼을 놓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