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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분열”, “정치적 야망”…이재명 출마에 선명해진 ‘반명 전선’

박기주 기자I 2022.07.18 17:36:11

설훈·강병원 등 주요 당권 주자, 李 출마 비판
설훈 "李 당대표 되면 분열, 與엔 꽃놀이패"
강병원 "李에게 민주당은 정치적 야망을 위한 도구"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자 ‘반명(反이재명) 전선’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의원 출마 선언 직후 출사표를 던진 설훈 의원이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표하고 있는 것에 이어 다른 당권 주자와 이를 지지하는 이들도 이 의원 출마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소에서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설 의원은 18일 오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시각이다. 폭주보다 더한 표현을 써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집권 여당 입장에서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참 좋을 거라 생각한다. 표현을 하자면 바둑에서 꽃놀이패라는 게 있는데 그 입장으로서 (생각)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소위 이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서 나오는 개딸이나 이런 사람들의 주장을 보면 (공천)학살 수준이 아니고 뭐든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들이겠지만 그게 깔려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계파 공천을 넘어서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라는 이런 의지가 배여 있다고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훈식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조응천 의원도 “‘중도층은 없다’며 ‘지지자를 결집시켜야 지선에 이긴다’며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검수완박’과 ‘위장탈당’을 밀어붙이고 민심보다는 강성당원을 향해 구애하던 의원들이 이 의원 주위에 넘쳐나고 있다”며 “민심보다는 당심, 아니 당심으로 포장한 강성팬덤을 추종할 분들과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건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하며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의도한 대로 대표가 된다 한들 당 대표가 본격적으로 수사대상이 되면 당이 민생에 전념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치부될 것이다. 그래서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반길 수만은 없다”며 “지금 이재명 의원의 지지율만으로,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만으로는 총선승리도, 정권교체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고영인 의원 역시 “이 의원의 출마 선언에는 대선·지선 패배, 특히 지선 패배의 책임당사자로서 사과와 책임이 없다. 지방선거 낙선자분들에 대한 사과 정도는 있어야 했다”며 “패배후 곧바로 권한을 다시 차지해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 책임을 다하겠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전날 강병원 의원은 이 의원의 출마 선언 후 “이 의원에게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가치의 총합, 동지들과 함께 탑승한 범선이 아니라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다”며 “이 의원의 출마 선언에는 이재명은 있고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최측근 중 한 명인 김병욱 의원이 ‘재벌개혁’을 민주당 정강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강훈식 의원은 “‘재벌’이라는 단어가 주는 다소 이념적인 느낌과 달리 재벌의 행태는 철저히 우리 민생의 문제”라며 “진정한 쓸모 있는 민주당이 되려면 국민들이 원하는 민생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그 문제를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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