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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40만원' 약값 20배 부풀려 보험금 3000만원 꿀꺽

김성훈 기자I 2017.01.09 14:55:36

2013년 2월~2016년 9월 108회 걸쳐 3000만원 챙겨
컴퓨터로 약국영수증 사본 수량·가격 조작해 보험사 제출

서울 수서경찰서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약국에서 2000원에 산 파스를 40만원에 샀다고 영수증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보험사에서 수년간 수천만원을 받아챙긴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강남과 강동 일대 약국에서 결제한 영수증의 사본을 변조한 뒤 보험사에 108회에 걸쳐 보험금을 허위청구해 총 3000만원을 챙긴 혐의(사기·사문서 위변조·위변조 사문서 행사)로 전모(38·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2012년 3월 친구의 차량을 탔다가 당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와 불안장애, 대인기피증 등을 앓고 있다며 약국에서 약을 처방받아 보험금을 청구해왔다.

그는 맨소래담과 파스 등을 결제한 카드 영수증을 스캔한 뒤 자신의 노트북에서 수량과 가격을 바꿔 40만원짜리 영수증으로 변조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에는 약국 영수증 원본이 아닌 사본을 제출하면 됐기에 가능한 수법이었다.

전씨는 또 범행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보험사 직원에게 따지듯이 대하고 자주 화를 내는 등 까다롭게 행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담당자는 약 구입 금액이 너무 크고 잦아서 상담과정에서 확인하려고 하면 전씨가 이같이 행동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전씨는 처음 소환됐을 때 변호사를 대동하며 혐의를 강력 부인했지만 경찰이 카드사용 내역을 추궁하자 영수증 조작사실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씨는 “교통사고를 겪고 나서 보험사에 약국 영수증을 제출하니 돈을 주기에 습관적으로 신청하다가 조작까지 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전모(38·여)씨가 자신의 노트북으로 수량과 가격을 조작한 약 처방 영수증 사본. (자료=수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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