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전국 순회 마친 '이태원 진실버스'…특별법 제정 촉구

이영민 기자I 2023.04.05 19:15:39

유족 측, 특별법 제정 국민동의 청원 위해
'10·29진실버스' 10일간 전국 13곳 순회
"국민청원 5만명 달성…이제 공은 국회로"
우비 입고 이태원역 모여 서울광장 행진

[이데일리 이영민 수습기자] 이태원참사 유족들이 열흘간 전국 순회를 마치고 돌아와 재차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거리 행진에 나섰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흘간 전국 순회를 마치고 이곳에 도착한 ‘10·29진실버스’ 탑승자들을 반기며 끌어안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9진실버스’ 전국 순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유족 측 약 100여명은 우비를 입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란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이태원역 앞으로 모였다. 이들은 오후 4시쯤 10·29진실버스가 이곳에 도착하자 펼침막을 머리 위로 들며 환호했다. 총 10일간 순회를 마친 이들은 버스에서 내려 거리에 나온 유족 측과 서로 끌어안았다.

10·29진실버스는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서 출발해, 사고 발생 159일째가 되는 이날까지 전국 13개 도시를 방문하고 복귀했다. 유족 측은 버스로 전국을 돌며 지역 시민 및 노동조합원들과 만나 간담회와 문화제를 열고, 각 지역 거점에서 출퇴근길 서명 캠페인과 피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서명 캠페인을 통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독립적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근거가 되는 특별법 제정 추진을 위한 국민동의 청원을 국회 접수 기준인 5만명을 달성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을 거쳐 서울광장에 마련한 합동 분향소로 향하는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
버스 전국 순회에 참여한 이태원 희생자 고(故) 오지민씨의 부친 오일석씨는 “과거 대구 지하철참사와 세월호참사를 기억했다면 이태원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 이지한씨의 부친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민 여러분 덕분에 7일 만에 국민청원 5만명을 달성했다”면서 “이제 공은 국회로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참사가 발생하면 여야 좌우가 어디있나”며 “정쟁으로 가지 않고 똘똘 뭉쳐서 특별법 개정에 힘을 쏟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29일 사고가 발생했던 현장 앞에서 △대통령 공식 사과 △이상민 장관 탄핵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의 유가족 면담 거부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태원역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행진한 후 다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분향소로 행진을 이어갔다. 이곳에서 10·29진실버스 보고 대회와 해단식을 가진 뒤 희생자 159명을 위한 159일 추모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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